<뉴스피플>미국 바그大 졸업식서 연설한 영국소설가 루시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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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이슬람교를 비판한 문제작 『악마의 시』로 7년간 은둔생활을 해온 영국 소설가 샐먼 루시디(48)가 25일 미 뉴욕 알바니에 있는 바드대 졸업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루시디는 이날 2백47명의 졸업생들에게 행한 축사를 통해 『우리는 크고 작은 유.무형의 모든 신을 숭배하고 복종하기를 요구받고 있다』며 『신에게 도전하라는 것이 여러분에게 주는 나의충고』라고 말했다.
그는 『신화가 우리에게 말해주듯 신에게 도전함으로써 인간은 그 존엄성을 최고로 드러낼 수 있다』고 밝혔다.
올해 48세인 그는 지난 89년 이슬람교를 모독했다는 이유로이란의 호메이니에 의해 사형선고를 받고 도피생활을 해왔고 그에대한 사형선고는 아직도 철회되지 않은 상태다.
물론 올해초 이란 정부는 더이상 루시디를 추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그에 대한 살해위협이 과거보다 많이 줄어들었고 루시디도 최근들어 공개장소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한편 바드대 졸업생들은 루시디가 연설하게 된다는 사실을 24일 밤까지도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루시디는 바드대 연설을 수락한 이유에 대해 『악마의 시』에 대한 논쟁이 뜨거웠을 당시 바드대에서 교수자리를 제안했던 인연을 들고 있다.
그는 전세계가 자신을 경원시 했을 때 바드대가 반대편에 서주었다는 사실을 영원히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루시디는 이날 졸업생들에게 신에 대한 도전의식을 가질 것과 인간의 내면적 심리변화에 대한 성찰의 중요성을 자신의 경험에 비춰 설명했고 바드대 졸업생들은 열광적인 박수로 이에 화답했다.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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