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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외국社 잇따라 참여 국내 물시장 춘추전국-정수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우리나라 대도시 주민중 수돗물을 그냥 마시는 사람은 몇명이나될까.대부분 먹는샘물(생수)또는 약수터에서 길어온 물을 마시거나 정수기를 사용한다.이도저도 아니면 최소한 수돗물을 끓여 마시기라도 한다.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도 했 지만 수돗물의「품질」을 그만큼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국민 누구나가 안심하고마실 수 있을 정도로 수돗물의 수질이 개선된다면 더할나위 없겠지만 당장 실현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사정이 이렇다보니 정수기.생수 사용도 갈수록 늘어 이 제는 이미 생활화된 상태다.
동시에 「물산업」도 시장규모가 커지면서 업체간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그러나 정수기.시판샘물을 제대로 알고 사용하는사람이 몇이나 될까.잘못 구입하면 오히려 오염된 물을 마실 수도 있다.수돗물의 실 태와 정수기의 기능및 올바른 사용법,여름철 생수 보관법,국내외 생수제품의 이모저모 등을 알아본다.
「휘발유보다 비싼 먹는샘물(생수)」의 대체상품으로 출발한 정수기 시장규모가 먹는샘물보다 더 커졌다.
정수기 시장은 93년을 기점으로 급성장해 94년 이후 해마다20% 이상의 안정적인 수요 증가를 보여주고 있다.올해 시장규모는 3천억원 가량 될 것으로 추정된다.
웅진코웨이.청호.에넥스등의 기존 대형 메이커에 이어 삼성전자.대우전자.LG전자.동양매직.한미약품 등도 참여하고 있다.현재국내 정수기 업체는 2백여개사로 추정된다.특히 외국업체들도 가세해 유통질서 재편까지 예상되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정수기 판매방식은 기존 업체들의 방문판매가 주종을 이뤘으나 최근에는 전국적인 판매망을 보유한 기업들의 대리점 판매가 점차 늘고 있다.요즘은 외국 다단계판매업체들까지 정수기 판매에 나설 움직임이어서 앞으로의 판매방식에도 상 당한 영향을미칠 것으로 전망된다.세계적인 다단계 판매회사인 렉솔코리아.한국암웨이등이 시장참여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이같은 업계 신규참여와 함께 신제품개발과 애프터서비스(AS)경쟁도 가열되고있다. 실내를 고급 분위기로 장식할 수 있는 인테리어형 모델로승부를 거는 업체가 있는가하면 연중 무휴로 AS를 제공하는 업체도 있다.
보다 새로운 기능을 추가한 신제품으로 경쟁사 제품과 차별화하려는 전략도 치열하다.세안.요리.식수등 용도별로 정수 기능을 달리하는 신제품을 내놓아 눈길을 끌기도 한다.
수돗물이나 세숫물도 걸러서 사용해야 좋다는 점을 내세우며 수도꼭지 부착형 연수기(軟水器)제품도 등장했다.트레킹(산길도보)등 여행때 사용하는 휴대용 정수기도 군소업체들이 선보이고 있다. 정수기 업계는 대기업.중소기업 할 것 없이 각종 인증마크 취득 경쟁도 벌이고 있다.정수기 조합이 수여하는 「정」마크를 비롯해 이 조합이 공동매장을 설립해 부착판매하는 「물」마크,한국수도연구소의 C마크,화학분석검사소의 Q마크 등이 그것.ISO-9001 인증도 등장하고 있다.
정수기 종류별로 보면 역삼투압 방식 제품의 비중이 갈수록 커져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는 추세다.
대기업의 참여로 달라진 정수기 시장의 변화중 하나로 가격파괴현상을 들 수 있다.주요 업체들은 종래 1백만~2백만원대의 역삼투압 방식 정수기를 최근 60만원 안팎의 중저가로 낮춰 판매하고 있다.
외제 정수기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스위스 정밀기술을 자랑하는 카타딘코리아와 미국유수의 냉.온수기 전문업체인 엘케이등이 대표적인 업체.한일약품은 일본 도레이사로부터 특수 필터를 이용한 수도꼭지형 가정용 정수기를 판매하고 있다.
정수기 보급률은 현재 10%가량으로 추정된다.6대 도시는 이보다 더 높아 18%수준.정수기를 보유하지 않은 사람들 가운데「향후 1년내 사고 싶다」는 의향을 가진 사람도 18%에 달하는 것으로 최근 학계의 조사에서 밝혀졌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 『정수기산업이 본격적인 성장기에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중구.박경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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