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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봤습니다] ② 벤츠 SLK350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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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막내 격인 SLK는 요즘 가장 뜨는 고객층인 30대를 잡기 위한 콤팩트 로드스터다. 2인승 컨버터블 모델에 실용성이라는 잣대를 들이대는 건 무리일 터. 하지만 지붕이 하드톱이라는 건 눈에 띄는 부분이다. 소음이나 사고 위험을 감안할 때 하드톱은 플러스요인이다. 지붕을 닫은 SLK의 모습은 소프트톱 컨버터블 못지않게 멋지다. 지붕의 곡선은 우아하고, 길게 뻗은 보닛은 날렵하다. 디자인 때문인지 여성고객들이 선호한다고 한다.

시승차로 만난 SLK 350은 기존 모델과 외관 디자인 면에서는 큰 차이는 없다. 크롬커버를 씌운 안개등이 달렸고 앞에 붙은 벤츠의 별모양 로고가 더 커졌고, 사이드미러의 방향지시등이 좀 더 날렵해진 정도다. ‘SLR 맥라렌’을 연상시키는 화살촉 모양의 앞코는 여전히 강한 이미지를 풍긴다.

시동을 걸고 가속페달을 밟자 ‘붕붕’하는 배기음이 울린다. 운전자를 설레게 하는 경쾌한 소리다. 가속페달은 묵직하다. 일반 세단보다는 다리에 좀 힘이 들어가야 한다. 스티어링휠도 마찬가지. 달리기 성능을 강조한 차인만큼 섬세한 조작을 할 수 있도록 세팅한 것이다. ‘역시 시내주행용은 아니야’라는 생각과 함께 고속도로로 나갔다.

가속페달을 꾹 눌러 밟자 SLK는 ‘부아아앙’하는 소리와 함께 뛰쳐 나간다. 동시에 몸이 뒤로 젖혀지며 시트로 파고든다. 속도계 바늘이 힘들어 하는 기색 없이 순식간에 올라간다. 수치상으로 봤을 때 SLK는 경쟁 차종인 BMW Z4에 비해 출력·토크에서 앞선다. 7단 자동변속기는 변속이 매끄럽고 빠르다. 이 덕분에 승차감도 생각보다 부드럽다. 스포츠카의 성향이 뚜렷했던 Z4에 비하면 SLK350은 모범생이라 할 수 있다. 운전하긴 좀 더 편하지만 스포티한 느낌은 덜하다. 둘 중 어느 쪽이 나은지는 취향의 문제다. SLK350은 8190만원, SLK350 AMG 스포츠패키지는 8790만원.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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