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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드라이브>강원도 송천.숙암계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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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강원도 정선에서는 개울가에 피는 철쭉을 「수달래」라고 부른다. 또 진달래가 지고 철쭉이 피는 오뉴월에 붉게 물드는 내를 「불강」이라고 부른다.정선에는 불강이 2개 있다.발왕산에서 아우라지로 흐르는 송천과 오대산에서 조양강으로 흘러드는 숙암계곡.이곳에는 지금 철쭉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영동고속도로 진부인터체인지를 빠져나와 연결되는 405번 지방도로는 오대산에서 발원해 발길을 남으로 돌리는 오대천이 태고의숨결을 머금은 채 수항계곡과 숙암계곡을 거쳐 나전까지 동행한다.길 양쪽으로는 백석산.갈미봉.가리왕산등 1천급 이상의 준봉이겹겹이 솟아있어 심산유곡의 진수를 한껏 맛볼 수 있다.
나전에서 오른편으로 방향을 틀면 정선읍.여기서 24㎞ 떨어진곳에 화암약수와 용마소.몰운대.광대곡.소금강등의 화암팔경이 있다.찾는 이가 많지 않은데다 주위가 조용하고 부대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가족피서지로 적격이다.화암팔경은 읍내 에서 424번지방도로를 이용하면 된다.
나전에서 왼편으로 방향을 돌려 10㎞를 달리면 정선아리랑의 발원지인 아우라지다.아우라지에서 6㎞를 달리면 자개골 비지정관광지가 나오고 여기서부터 송천이 시작된다.
송천계곡은 구절리에서 배나드리까지 40여리에 이른다.포장이 안돼있지만 승용차로 지나기에 어려움은 없다.숙암계곡보다 철쭉이더욱 흐드러지게 피어있고 사이사이로 하얀 꽃이 만발한 조팝나무가 여행길에 넉넉함을 더해준다.
구절리(정선군북면)에서 대기리(강릉시왕산면)까지의 비포장구간에는 동초밭~가락동~소란~한터~배나드리까지 지명마다 깊은 사연이 담겨 있다.송천계곡은 그 길이가 원래 50리의 좁은 개울이었다.그러나 60년전 「병자년 홍수」에 논밭이 쓸 려가 강폭이넓어졌다.오른편에 노추산,왼편에 발왕산이 높이 솟아있어 하늘에해가 걸려있는 시간이 짧다.
노추산 등산로입구를 지나면 비포장도로가 시작된다.길 오른편으로 30여 높이의 오장폭포가 먼저 반긴다.요즈음은 강우량이 적어 떨어지는 물이 거의 없는 것이 흠이다.곳곳에 피크닉을 즐길수 있는 곳이 널려있어 먹을 것을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배나드리까지 나오면 잘 닦인 포장도로가 영동고속도로로 연결된다.4㎞를 달리면 첫번째 삼거리가 나오고 왼편으로 핸들을 꺾어14㎞를 달리면 강릉~임계로 이어지는 35번 국도와 만난다.
이 코스는 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져 있고 개울물이 길 왼편으로동행하는등 강원도 산촌의 아름다움이 한껏 배어있는데다 통행차량도 거의 없어 쾌적한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두번째 삼거리에서 왼편으로 4㎞정도 달리면 대관령을 내려와 강릉으로 들어가는 영동고속도로의 상산과 만난다.
하진부에서 상산까지는 70여㎞.서울에서 당일로 다녀오기엔 어려움이 많다.구절리에서 하루를 묵고 다음날 돌아오는 일정을 잡는 것이 좋다.석탄산업합리화 조치로 폐광이후 주민수가 격감해 숙박시설이 많지 않다.그중 3년전 문을 연 알프스 산장((0398)62-9885)의 시설이 제법 깨끗하다.
정선=김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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