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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번지점프 참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남태평양 팡트콧섬 주민들은 매년 봄 독특한 성인식을 치른다.
그해 성인이 된 젊은이들이 칡의 일종인 번지로 엮은 긴 로프에몸을 묶고 나무로 만든 높은 탑에서 뛰어내리며 풍년을 기원한다.이것이 번지점프의 기원이다.
번지점프가 세상에 소개된 것은 1979년.영국 옥스퍼드대 「모험 스포츠클럽」회원 4명이 미국 샌프란시스코 금문교에서 번지점프를 시도했다.샌프란시스코 경찰은 이들을 체포했는데,이 사건이 번지점프가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그뒤 87년 뉴질랜드 출신목수 A J 해킷은 프랑스 파리 에펠탑에서 번지점프를 벌여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그후 해킷은 「해킷 번지클럽」을 만들어 번지점프 보급에 나섰으며,젊은이들 사이에서 열병처럼 번져나갔다.
번지점프가 인기를 얻는 이유는 특별한 기술이 필요없고 한계에도전하는 모험심만 있으면 된다는데 있다.또 점프대에 서면 마치자살하는 것같은 기분에 휩싸이며,낙하하는 동안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스릴을 맛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번지점프엔 뉴질랜드식과 미국식 두가지가 있다.뉴질랜드식은 발목에 로프를 묶고 1백이상 높이의 다리.철탑에서 뛰어내린다.
이에 대해 미국식은 안전장구 하니스를 착용하고 30 높이 점프대에서 매트리스가 깔린 바닥을 향해 뛰어내린다.또 점프 위치에 따라 탑에서 뛰어내리는 타워점프,다리에서 뛰어내리는 브리지점프,그리고 열기구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 뛰어내리는 열기구점프로 나눈다.그러나 번지점프는 아슬아슬한 재미만큼 사고위험도 크다.프랑스와 호주는 지난 90년 번지점 프 금지법을 만들었다.
우리나라에 번지점프가 도입된 것은 극히 최근이다.지난해 8월대전 엑스피아 월드에 번지점프장이 개장된 이래 인기가 높아지고있다.특히 대학축제에선 번지점프가 필수 프로그램처럼 돼가고 있다. 14일 하룻동안 번지점프 사고가 잇따라 발생,젊은이 두명이 희생됐다.두 사건 모두 로프가 풀리거나 연결고리가 끊어지는등 안전사고였다.목숨을 담보로 한 위험스포츠인 번지점프에 대한안전의식이 철저하지 못했던 것이다.최근 우리 주위 엔 갖가지 신종 스포츠들이 늘고 있다.이번 사고를 계기로 법령정비 등 철저한 안전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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