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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진일비 감독 멜로물 "인약황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최근 극장가는 『야반가성』『은행나무 침대』처럼 신화적 상상력을 동원한 멜로물이 인기를 모았다.한때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왔던 신세대풍의 트렌디 드라마에서 찾기 어려웠던 순정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요즘 수입되는 멜로물은 국적을 막론하고 이런 추세에 편승하는 작품이 많다.
18일 개봉되는 『인약황혼』(人約黃昏)도 그중 하나다.
신문기자인 서(양자후이)는 담배를 사러갔다 검은 드레스를 입은 이상한 분위기의 여인을 만난다.자신을 「귀신」이라고 소개하는 그 여인에게 서는 사랑을 느낀다.
서는 사흘에 한번씩 밤에만 여인을 만나 데이트를 하던중 하루를 여인의 집에서 보낸뒤 다시 그 집을 찾아가지만 여인은 없고노부부가 『아가씨는 2년전에 죽었다』는 말을 전한다.
서는 여인을 찾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이다 2년전 유명했던총격사건에 여인이 연루됐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나서 그녀가 귀신행세를 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의 전모를캐내게 된다.
영화는 서가 여인의 행방을 쫓으며 하나씩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는 미스터리적 구성을 취하지만 미스터리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있지는 않다.여인은 봉건적 인습에 따라 원하지 않은 결혼을 했다 가출,지식인 약혼자를 만난뒤 새로운 삶에 눈 뜬 인물이며 그녀의 약혼자는 무정부주의 운동을 하다 내부숙청 사례로 피살된다. 감독 진일비는 유명한 화가출신으로 이번 작품이 데뷔작.
스티븐 스필버그가 동양적 감수성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영화다.
남재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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