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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처음 타 봤다면 믿어지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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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해피 트레인 환경캠프’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여행 중 정동진역에 내려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정동진=프리랜서 김성태]


임모(35·여·광주광역시 북구)씨는 최근 철도회원 마일리지 포인트 적립금 11만8300원을 코레일 홈페이지(www.korail.com)를 통해 기부했다. 임씨는 유명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매달 두 차례 정도 KTX로 광주와 서울을 오간다. 그는 “포인트로 기차표를 살 수도 있었지만 소외계층에 기쁨을 주기 위해 그동안 쌓인 포인트를 내놨다”고 말했다. 오모씨(21·충북 청원군 옥산면)도 일본 유학을 떠나기 전까지 22회에 걸쳐 철도회원 포인트 적립금(총 1824원)을 기부했다.

이처럼 한두 점씩 쌓여 기부된 철도회원들의 포인트가 전국 각지의 소외계층 어린이들에게 행복을 듬뿍 안겨 줬다. ‘티끌 모아 태산’ ‘십시일반(十匙一飯)’이란 말이 실제로 벌어진 것이다. 19일 하루 전국 16곳에서 진행된 ‘해피 트레인(행복열차) 여름 환경캠프’에는 다문화가정 아동, 소년소녀 가장 등 1000여 명이 참가했다.

서울·부산·대전·광주 등 주요 역을 출발한 열차는 동·서·남해와 인근 환경 체험장까지 어린이들을 실어 날랐다. 방문지는 기름 유출 사고가 났던 충남 태안 앞바다를 비롯해 을숙도 생태체험 지역, 우포 람사환경박람회장, 목포 및 광주 해양박물관, 강화도, 비무장지대 들꽃마을 등이었다.

“철길 옆 경치가 이렇게 멋있는 줄 몰랐어요.” 난생 처음 기차를 탄다는 이화정(12·속초시 청호초등 5)양은 친구들과 함께 재잘거리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이양과 같은 속초 ‘위 스타트(We Start)’센터 소속 초등생 47명은 이날 오전 10시10분부터 42분간 영동선 강릉→동해역 구간을 무궁화호로 여행했다. 오후엔 망상해수욕장에서 물놀이·오락 등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해변 쓰레기도 주웠다.

이번 행사를 마련한 코레일과 중앙일보·한국자원봉사협의회는 한 달여 동안 포인트 기부 캠페인도 벌였다. 코레일 윤리경영팀 신규용 부장은 “어려운 환경의 어린이들에게 기차 여행의 즐거움을 주고 환경 보전의 중요성도 인식시키기 위해 사회공헌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동해=최준호 기자, 정동진=프리랜서 김성태

◇철도회원 포인트=포인트 기부제도(포인트당 1원)는 지난해 4월 생겼다. 철도회원에 가입하면 열차표 금액의 5%가 자동 적립된다. 그동안 기부 실적은 총 5400여 건으로, 전체 철도회원 수(200여만 명)에 비하면 미미한 편이다. 기부하려면 코레일 홈페이지의 ‘바로 가기’ 중 ‘러브 포인트 기부’를 클릭하면 된다. 문의 코레일 고객센터(1544-7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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