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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7,8월께 개방확대 선언할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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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북한은 오는 7~8월께 나진.선봉 경제특구는 물론 신의주와 남포 개방이 포함된 일련의 대외 개방 선언을 할 계획으로 알려져 내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북한은 한국기업 유치를 위해 ▶개방지역 확대▶임대 토지의 제3자 양도및 상속 ▶특허권 ▶북한 근로자 고용 규칙등이 포함된 대외개방 법령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져 국내기업들의 발걸음을 바쁘게 하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15일 베이징(北京)소식통을 인용,『북한은 외국 자본 유치를 위해 중국의 대만동포투자장려규정과 유사한법령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대외개방 선언 시기는 김일성(金日成)사망 3주기 행사 이후인7월 중순~8월 기간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되는데 북한이 최근 나진.선봉 경제특구를 인구 30만명 규모의 직할시로 승격시키는한편 부총리급인 공진태(孔鎭泰)를 나진.선봉 행정경제위원장으로임명한 것도 본격적인 개방에 대비한 사전 포석으로 풀이된다.이와함께 북한이 오는 9월 한국과 일본 기업인 2백명을 초청,사상 최대 규모의 나진.선봉 투자설명회를 갖는 것도 북한의 대외개방 선언과 무관치 않은 듯하다 .
또 이같은 북한의 대외 개방 작업은 김정일(金正日)의 사상담당 비서인 김국태를 위시한 당내 소장 개혁파가 주도한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데 대북전문가들은 앞으로 있을 북한의 대외 개방선언은 단순한 경제 개방이 아닌 김정일의 권력승 계도 염두에 둔 고육지책(苦肉之策)으로 관망하고 있다.
이런 분석은 지난 94년7월 김일성 사망후 도를 더하는 경제난과 이에 따른 내부 불만등에 근거한다.김정일은 미국과의 핵협상에서 남한을 따돌리고 어느정도 정치.외교적 성과를 거두었으나경제문제에 계속 발목이 잡혀 있었다.북한문제 전 문가 이항구(李恒九)씨는 『지난 80년대 중반 중국을 모델로한 대외 개방을시도하다가 옛소련과 동구권 붕괴로 개방 작업을 일시 중단한 북한이 다시 개방 작업에 착수한 것같다』며 『평소 광폭정치(廣幅政治)를 강조하는 김정일의 스타일을 감안할때 대대적인 개방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대만동포 투자장려규정=이규정은 중국 정부가 대만기업의 본토 투자유치를 목적으로 88년 7월 발표한 22개항에 걸친 투자유치 법령이다. 중국 국무원(내각)이 발표한 이 법령은 대만기업이 중국 본토에 투자할 경우 해당 기업인은 물론 투자 자산.수익.기타 권익을 법적으로 보호하는 것을 명시하고 있다. 한편대만자금 유입을 겨냥한 베이징 정부의 이같은 전략은 성공을 거둬 중국은 법령발표후 불과 5년만인 93년말까지 대만으로부터 50억달러를 유치,경제특구를 개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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