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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쌍수 표 혁신’ 한전 바꿀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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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한국전력 신임 사장에 김쌍수(63·사진) 전 LG전자 고문이 내정됐다. 한전은 20일 주주총회를 열고 김 내정자를 새 사장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전 사장에 민간기업 CEO 출신이 선임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전 사장 자리는 대부분 전직 관료들이 차지했다. 민간 출신은 미 뉴욕주립대 교수였던 장영식 전 사장(1998~99)과 한전에서 내부 승진한 이종훈 전 사장(93~98) 정도다.

김 내정자는 경북 김천 출신으로 한양대 기계공학과를 졸업 한 뒤 69년 당시 금성사(현 LG전자)에 입사했다. 뛰어난 경영능력으로 2003∼2007년에는 LG전자 최고경영자(CEO·부회장)를 지낸 스타 경영인이다.

그는 LG전자 시절 ‘혁신의 기수’로 불렸다. “끊임없이 혁신하는 게 진짜 힘”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90년대엔 LG전자에 1000여 개 혁신 조직을 만들어 에어컨·드럼세탁기 같은 백색가전 부문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미국의 GE가 그의 혁신 방법을 벤치마킹하기도 했다. 2003년 6월 미국의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위크는 그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등과 함께 ‘아시아의 스타 25명’에 선정하기도 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김 내정자는 공기업에 혁신 바람을 불어넣어 개혁을 이룰 적임자로 평가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느슨하게 일하는 태도를 용납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LG전자 시절 늘 직원들에게 “독한 열정을 갖고 일하라”고 주문했다. “내 앞에서 스트레스 얘기하지 말라. 스트레스는 일하기 싫어하는 사람만 받는 것이다”라는 말도 했다.

그의 선임을 놓고 “LG경제연구원장을 지낸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이 산하 기관장에 LG 출신을 많이 임명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14일 선임된 정승일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도 범(汎) LG그룹인 GS건설 고문을 지냈다.

이에 대해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한국석유공사 사장에는 강영원 전 대우인터내셔널 사장을 선임했다”며 “개혁을 통해 공기업의 경영 효율을 높일 인물을 뽑았다”고 말했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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