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에게 듣는 외고입시 학습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1면

왼쪽부터 명덕외고 이영선양, 고양외고 손한민군, 대일외고 최수정양. [사진=이찬원 기자]

외고 입시생들에게 여름방학은 마라톤에서 마지막 트랙을 도는 지점이다. 골인 지점까지 최선을 다해 달려야 결승선을 통과할 수 있다. 지난해 외고 전형에 합격한 선배들의 경험담이 ‘나침반’이 될 수 있다. 대일외고 최수정양, 명덕외고 이영선양, 고양외고 손한민군은 “학교 정보를 최대한 많이 수집하고, 2학기 내신 준비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당부했다.

◇“오답노트 잘 활용해야”=“한 달에 외고 기출 문제집 3~4권을 풀었어요. 파이널 문제집을 보며 다양한 문제의 유형을 익혔습니다.” 최수정양의 얘기다. 난도가 높든 낮든 실전에서 당황하지 않으려면 문제를 많이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양은 “물론 문제만 푼다고 실력이 느는 것은 아니다”라며 “틀린 문제를 중심으로 오답노트를 만들 것”을 권했다. 선생님이 나눠준 프린트를 두 장씩 받아 틀린 문제를 오려 노트에 붙였다. 개념 원리와 자신이 틀린 주요 원인을 노트에 적은 후 2~3회 반복해 풀었다.

“틀린 문제는 전문을 받아썼어요. 읽는 것보다 쓰는 게 기억에 오래 남기 때문이죠.”

최양은 “오답노트를 만들면 시험에 임박해 이해되지 않는 내용만 다시 찾을 수 있어 편리하다”며 “시험 당일 오답노트 한 권만 가져가서 읽어도 효과가 크다”고 덧붙였다.

최양은 구술시험은 자신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험 범위는 중학 교과과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게 최양의 조언이다. 최양은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라며 “‘다 잘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난도 높은 영어 단어 정복해야”=손한민군은 중학교 3학년 여름방학이 끝난 뒤 외고 입시를 준비했다. “내신은 늘 상위 10% 이상이었어요. 막바지 전략을 잘 세우는 게 중요했어요.” 지난해 고양외고에선 언어·사회 문제가 출제되지 않았다. 손군은 수학과 영어에 모든 시간을 투자했다. 토플 단어장을 선택해 하루 30~40개씩 외웠다.

그는 “추론문제에서 지문 해석을 다 했는데도 영어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 애를 먹었다”며 “영어는 단어 암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실전에선 영어 지문이 길어 시간이 촉박하므로 시간을 미리 계산하며 푸는 훈련을 했다. 독해 30문제에 시험 시작 15분 경과 후 적어도 17번 문제까지 풀곤 했다. 영어 듣기도 제한시간에 푸는 훈련을 했다. “스톱워치를 옆에 두고 체크한 후 나중에 그래프로 그려보면 시간이 많이 준 것을 알게 된다”는 게 그의 얘기다.

지원 외고 정보는 최대한 많이 수집했다. 학교 홈페이지 정보자료실에서 기출문제 3년치를 풀며 외고 입시생들의 카페인 ‘특목고를 준비하는 모임’ ‘외고 기출문제 카페’ 등도 적극 활용했다. “학교 정보를 얼마만큼 아는지가 중요해요. 상대를 모르고 도전하는 것은 승산 없는 게임이죠.” 손군은 “7~8시간 숙면을 취하면 집중력이 좋아진다”며 “공부한 양만큼의 휴식도 컨디션 조절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내신은 교과서 중심으로 총정리”=이영선양은 “교과서 영어 지문을 통째로 암기했다”며 “2학기 내신 준비에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단어와 어휘, 문법을 한꺼번에 공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언어는 교과서 작품을 줄거리→주인공 분석→배경 순으로 공부했다. 교과서 정리를 끝낸 후엔 수능 기출문제를 많이 풀었다. 수능 형식인 외고 언어영역 공부를 위해서다. “틀린 문제는 반복해서 풀고 왜 틀렸는지 분석했어요. 틀린 문제에 나온 작품과 문법, 줄거리를 익히는 게 중요합니다.”

영어 듣기는 미국 드라마 ‘프렌즈’를 시청하며 공부했다. 미드(미국 드라마)에 자주 쓰이는 문장을 통째로 익혀 두고 연음처리나 본토 발음을 주의깊게 들었다. 입시 두 달을 앞두곤 외고 듣기 기출문제를 하루 3~4회 풀고 문제유형과 수준을 익혔다.

이양은 “카드 앞면에 영어 단어, 뒷면엔 해설과 응용문장을 적어 책상 앞, 형광등 스위치에 붙여놓고 완벽하게 외웠다”고 말했다. 영어 단어를 외울 때 표제어만 외우지 않았다. 반의어, 동의어, 숙어까지 철저히 따져 외웠다. 이양은 “한꺼번에 외우면 금방 잊어버릴 수 있기 때문에 반복학습을 했다”고 한다.

명덕외고는 국사시험이 있어 중학교 국사 교과서를 중심으로 노트 정리를 했다. “예를 들어 삼국시대는 고구려·신라·백제 삼국을 세 칸으로 나눠 중요한 역사적 사건을 토대로 연표를 만들었어요. 배경→왕들의 주요 업적→당시 사회적 쟁점이 된 자료를 모아 정리했죠.” 노트 공란에는 자신의 의견을 썼다. 이것이 구술시험에 도움이 됐다는 게 이양의 얘기다.

이양은 “시험 2주일 전부턴 아침에 공부하는 습관을 길렀다”며 “시험 당일엔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챙겨 먹고 가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