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국민회의총재.김종필 자민련총재 회담주변과 여권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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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양당총재회담 주변=두金총재는 4일 낮12시부터 1시간30분동안 한광옥(韓光玉)국민회의.김용환(金龍煥)자민련총장과 함께 우거지 갈비탕으로 식사하며 환담.
두金총재가 단독회담을 한 시간은 회담 시작후 1시간30분 뒤인 오후1시35분쯤부터 15분 정도에 불과해 『두金총재가 깊은얘기는 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국민회의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밀담시간에 무슨 말을 하셨느냐고 물어보자「계속 잘하자는 말만 했다」고 하시더라』고 설명. 배석했던 韓총장은 『두 金총재가 오랜만에 만나 분위기가 딱딱할까봐 걱정했지만 의외로 재미있고 솔직하고 진지했다』고 설명.金총장도 『양金총재가 6.25때 충청도로 피난간 얘기(DJ),일제시대 일본인 선생을 때린 얘기(JP)등 나도 처음 듣는 얘기들을 많이 했다』고 전언.
두金총재는 『청와대 회동당시 충고했는데도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이를 알아듣지 못하는 것 같다』며 「위기의식」「목표달성」「행동불사」등의 다소 과격한 단어들을 구사했다고 양당 대변인이전언. 鄭대변인은 합의문중 원구성을 거부할 수도 있다고 한 항목에서 김대중(金大中)총재가 『67년도에 있었던 6.8부정선거때 6개월동안 등원을 거부해 박정희(朴正熙)대통령이 결국 야당요구를 수용한 적이 있다.그런 각오로 하겠다』고 말 했다며 전시용이 아님을 강조.
두金총재는 전날 양당 총장이 만든 초안(草案)7개문항중 여당의 과반수 의석확보 공작과 관련된 부분에 『이미 입당시킨 당선자도 원상복귀시켜야 한다』는 훨씬 강력한 문구를 추가.이는 회담도중 JP가 DJ에게 제의해 흔쾌히 합의한 것이 라고 국민회의 鄭대변인이 전언.
…한편 합의문에 『내각제로 말하면 이번 선거결과로 정권이 교체됐을 일』이라며 「내각제」란 문구가 삽입된데 대해 개헌논의의화두(話頭)를 꺼낸 게 아니냐는 추측이 무성.자민련 안택수(安澤秀)대변인은 『국민회의측이 넣자고 해 자민련이 수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는데 국민회의 鄭대변인은 『원론적인 비교를 한 것』이라고 의미를 축소.
그러나 양당 내부에서도 두 金총재의 연대가 내각제를 매개로 하지 않았겠느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마당이라 예사롭지 않다는 반응들.
◇여당반응=신한국당은 양金 회동 결과를 기다리며 당초 강경과온건의 두가지 대응 논평을 준비했으나 회동뒤 나온 논평은 초강경쪽이었다.공식논평 곳곳에는 『노욕(老慾)』『국민에 대한 모독』등 양金씨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대목들이 포함 됐다.신한국당의 이같은 반응은 두 金총재의 회동결과 대여(對與)공세의 수위가 예사롭지 않다는 판단과 함께 장기적인 공조를 차제에 차단할필요성이 있다는 의도로 읽힌다.손학규(孫鶴圭)대변인은 두 金총재간의 합의를 『구시대 정치공세』라 고 치부했다.그는 『아무리정치가 무상하다고 하지만 김대중.김종필총재가 손잡고 부정선거를규탄하는 모습에 접해서는 한마디로 기가 막힌다』고 했다.당의 고위관계자는 『이제 당으로선 원구성을 놓고 여야 정국경색이 장기화된다 해도 이를 불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신한국당은 두 金총재간 회동에서 내각제가 거론됐다는 점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孫대변인은 『두 金총재가 내각제를 거론했다는데,두 金총재는 이 부분에 대한 밀약여부를 국민 앞에해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승희.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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