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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개도국,선진국 인지 OECD서 자리매김 요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한국은 개발도상국인가 선진국인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3일 파리 OECD본부에서 열릴 한국의 무역정책에 관한검토회의를 앞두고 한국측에 이같은 질문을 던졌다.
예정대로 올해말 OECD에 가입할 경우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치를 분명히 하라는 요구다.
OECD는 선진국들의 모임이다.따라서 한국도 OECD에 가입하면 지금까지 누리던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고 명실상부한 선진국대열에 합세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입장은 난처하다.개도국이라는 딱지를 뗀다는 사실은 좋지만 이에 따라 수반될 추가부담을 져야하기 때문이다.
우선 정치적으로 개도국 모임인 77그룹에서 탈퇴해야 한다.
지난달 서울을 방문한 도널드 존스턴 차기 사무총장은 멕시코가OECD가입과 함께 77그룹을 탈퇴한 선례를 들어 궁극적으로 한국도 77그룹과 결별해야 한다고 못박았다.한국이 그동안 국제무대에서 77그룹을 활용,미약한 외교력을 보완해 왔다는 점에서77그룹 탈퇴는 적지않은 문제다.
경제적으로는 세계무역기구(WTO)와 기후변화협약이 가장 큰 현안이다.이 두 국제협약에서 한국이 개도국 지위를 잃을 경우 상당한 경제적 파장이 예상된다.
한국은 WTO에서 개도국 지위를 인정받고 있다.예외없는 관세화를 원칙으로 한 WTO에서 한국은 개도국이라는 지위덕택에 농산물과 국가보조금제도및 지적재산권 분야에서 일부 예외를 인정받고 있다.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기후변화협약은 선진국들은 온실가스()의 발생량을 1990년 수준으로 동결하고 개도국을 위한 환경보호기금을 만들어 갹출하도록 규정돼 있다.
한국이 선진국의 일원이 될 경우 환경기금에도 참여해야 하고 선진국 수준의 환경기준에도 따라야 한다.OECD의 한국측 관계자는『OECD가입때 77그룹에서 탈퇴할 방침』이라며 『WTO등국제협약에서도 어느 정도 추가부담을 감수하지 않 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고대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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