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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어카운트 운용 들여다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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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지난해 10월 첫선을 보인 랩어카운트(일임형 종합자산관리 서비스)가 2조원이 넘는 자금이 몰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증권사들은 랩어카운트를 주 수익원으로 삼아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걸음마 단계라 투자자들은 랩어카운트의 운용체계와 수익률 구조 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현역 투자전략팀장으로 직접 랩상품 운용을 담당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동양종금증권 서명석 팀장과 함께 랩어카운트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았다.

◇가입시점에 따라 수익률 제각각=랩어카운트는 고객 계좌별로 자산관리가 이뤄지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 때문에 계좌마다 운용방식에 약간의 차이가 있고 수익률도 천차만별이다. 동양종금증권 '마이랩 뱅크플러스'의 수익률을 살펴보면 똑같이 1월에 가입한 투자자라도 수익률은 최고 11.79%에서 최저 1.92%까지 10%포인트가량 차이가 난다.

가입시점에 따라 주식의 매입가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동일한 랩상품은 투자전략과 편입종목이 원칙적으로 같다.

그러나 계좌마다 주식의 매수시점은 다른 반면 매도시점은 같기 때문에 수익률에 차이가 있다.

편입종목의 주가가 낮을 때 가입한 고객들의 수익률이 높고 주가가 올랐을 때 가입하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아지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평균 수익률이 좋더라도 가입일에 따라 마이너스 수익률이 나올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종합주가지수가 800선에 머물던 지난 1, 2월에 가입한 투자자의 수익이 짭짤한 반면 지수가 900선을 넘나들던 3, 4월에 가입한 투자자의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우량주에 집중 투자=랩어카운트는 종목 선택이 비교적 자유롭다. 특정 종목에 대해 10% 이상 투자할 수 없는 펀드와 달리 간접자산운용법의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랩상품은 삼성전자와 같은 대형우량주가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동양종금증권의 상품 중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가입한 뱅크플러스의 경우 자산의 30%를 삼성전자에 투자하고 있다.

나머지 돈의 20%는 시장의 흐름을 쫓을 수 있는 업종대표주(현대차.에스원.현대모비스.LG전자.삼성SDI 중 한 종목)에, 20%는 금융주(기업은행.삼성화재.국민은행.신한지주.하나은행 중 한 종목)에 편입했다. 또 나머지 30%는 소재관련주(LG화학.INI스틸.제일모직.대한항공.POSCO 중 한 종목)와 내수관련주(대덕전자.대림산업.고려아연.KT&G.삼성물산 중 한 종목)를 각각 15%씩 사두었다.

시장 위험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수익률을 실현하기 위해 리서치센터 추천종목 중심으로 분산투자한 결과다. 편입종목은 주가가 많이 올랐거나 유동성이 떨어진 경우 교체한다.

투자금액이 많은 개인 '큰손'들이나 기관투자자들의 랩어카운트 계좌는 포트폴리오 구성종목이 최대 15개까지 늘어난다.

◇운용전략 따라 수익률 차이=증권사들은 실적이 뒷받침되고 성장 가능성이 큰 대표우량주를 선별해 투자하기 때문에 회사마다 포트폴리오 구성종목이 비슷하다. 그러나 운용전략은 회사별.상품별로 차이가 있다. 랩상품의 운용전략은 크게 '매수매도(Buy&Sell)전략'과 '매수보유(Buy&Hold)'전략으로 나뉜다. 매수매도 전략은 장세에 따라 주식편입비를 0~100%까지 조절하며 적극적으로 주식을 사고판다. 매수보유 전략은 상승 가능성이 큰 종목을 산 뒤 가지고 있으면서 시장 대비 초과수익을 노린다.

徐팀장은 "매수보유전략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고 매수매도 전략은 다소 위험하지만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며 "운용전략이 수익률을 좌우하기 때문에 돈을 직접 굴리는 머니매니저의 운용실적과 투자전략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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