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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극장 미니시리즈 붐 예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침체의 늪에 허덕이는 미니시리즈가 되살아날 것인가.
MBC와 KBS가 다음주부터 시작할 『1.5』와 『칼라』는 최근 잇따라 신통찮은 반응을 얻었던 미니시리즈의 재기를 노리는야심작. 두 미니시리즈는 양사가 자랑하는 흥행PD들을 기용하고역이민(1.5)이란 이색적 소재,옴니버스식 구성(칼라)이란 독특한 스타일로 일찌감치 화제를 불러일으켰다.또 그동안 브라운관등장이 뜸했던 신세대스타들을 대거 캐스팅해 「스타시스 템」으로무장한 것도 홈드라마풍의 일일극과 주말극이 판치는 요즘 브라운관에 미니시리즈붐 재현을 예고하는 부분이다.
우선 29일부터 『그들의 포옹』후속으로 방송될 MBC-TV『1.5』(월.화 밤9시50분)는 『분노의 왕국』『아들의 여자』등으로 흥행사의 재능을 인정받은 이관희PD가 프리랜서 선언 1년만에 내놓는 처녀작.스토리와 볼거리 양면에서 시 청자를 만족시키겠다는 의욕이 두드러진 작품이다.소재를 최근 사회문제로까지떠오른 재미교포의 역이민사태에서 골랐고 연기진에는 심은하.정우성.신현준 등 10,20대에 인기높은 스타들을 총집결시켰다.KMTV의 VJ로 한창 주가를 날리고 있는 고주희도 출연한다.드라마는 92년 LA폭동으로 잿더미가 된 코리아타운 전경을 비춰주며 시작된다.아메리칸 드림을 믿으며 일궈온 생활터전이 미국인들의 인종적 편견으로 무너져내리는 것을 본 교포 젊은이들은 그때부터 조국 한국으로 돌 아갈 생각을 하게된다.그러나 어렵게 돌아온 조국은 그들을 생각만큼 따뜻하게 받아주지 않는다.그들은미국에서보다 더 심한 정체성의 위기를 겪은 끝에 뿔뿔이 흩어진다.일부 젊은이는 다시 미국으로 패퇴해 돌아간다.
연출자는 한국과 미국 두 나라사이에서 방황하는 교포 젊은이들의 모습 속에 이념과 시대정신을 상실한채 가볍게 부유하는 90년대 한국신세대의 현실을 오버랩시킨다.그럼으로써 이 드라마를 볼거리만 많은 로케드라마에 머무르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여기에는 『은행나무 침대』『본 투 킬』등 영화출연으로 기량을 키운 주연 탤런트들의 진지한 연기도 한 몫 하고 있다는 평.
다음달 1일 『프로젝트』후속으로 시작될 KBS-2TV 『칼라』(수.목 밤9시50분)는 스토리보다 영상 이미지 자체를 즐기도록 고안된 이색드라마다.
트렌디드라마 『느낌』에서 발달된 색채감각을 선보였던 윤석호PD가 2년여만에 내놓은 작품.순애보.삼각관계 등 흔한 러브스토리 8가지를 각각 화이트.그린.레드 등 독자적인 배경색을 통해개성있게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표현하는 것이 제작포인트다.흰색으로 풀어가는 첫 이야기 「순수」편에는 김희선.이창훈이 주연을 맡았고 지 나친 애정이 파멸을 부른다는 붉은색 이야기 「집착」편은 이지은,중년남녀의 별리(別離)를 회색빛으로 다룬 「추억」편은 정동환.김영애가 기용되는 등 전천후 캐스팅이 관심을 모은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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