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힘으로 나는 비행기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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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공사 최성옥 교수팀이 미리 만들어본 인력비행기 축소 모형. [공사 제공]

공군사관학교 교수진이 국내 처음으로 인력비행기 제작에 나선다. 인력비행기는 사람의 힘만으로 페달을 돌려 활주로를 이륙, 하늘을 나는 비행기다. 세계적으로는 미국과 영국·일본·독일에 이어 한국이 다섯 번째다.

개발 주역은 항공공학 박사인 최성옥(49·중령·사진) 공사 교수. 최 교수를 팀장으로 7인조 개발팀이 꾸려졌다. 그는 내년 10월을 목표로 최근 인력비행기 개발 작업을 시작했다.

최 교수팀이 제작할 인력비행기는 무게 50∼60㎏의 글라이더형이다. 조종사가 조종석에 설치된 페달을 두발로 밟아 약 0.3 마력의 동력을 만든다. 이 동력은 페달과 연결된 체인이나 벨트를 통해 프로펠러를 돌려 비행기를 움직이게 한다. 목표 비행거리는 우선 2㎞로 잡았다. 인력비행기의 세계 최장비행기록은 미국 MIT공대가 만든 ‘다에달러스’로, 1988년에 119㎞를 비행했다. 일본은 1.4㎞를 기록했다.

최 교수는 이달부터 올 12월까지 인력비행기의 설계를 마치고, 내년 6월까지 시제품을 제작할 계획이다. 이어 내년 7∼8월에 시험비행을 할 예정이다. 내년 10월 서울공항에서 열리는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 2009’에 공개하는 게 목표다.

인력비행기 제작에 필요한 예산은 국내 항공관련 기업들의 후원으로 확보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 대한항공 등 항공우주업계 관련 단체와 기업들로부터 3억원을 지원받게 된 것이다. 최 교수는 “하늘을 날고자 하는 인간의 꿈이자 한계에 대한 도전”이라며 “공군 창군 60주년을 맞아 공군의 도전 정신으로 꼭 성공하겠다”라고 말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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