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본인방 도전 유시훈 6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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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이창호(李昌鎬).마샤오춘(馬曉春).조훈현(曺薰鉉).조치훈(趙治勳),이 네사람이 현재로서는 세계 4대 고수지요.그러나 깜짝 놀랄 정도는 아닙니다.』 조치훈9단의 「본인방(本因坊)」타이틀에 도전해 한.일 양국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유시훈(柳時熏.25)6단은 15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일본기전사상 처음으로 한국기사끼리 도전기를 두게된 柳6단은 그의 활동무대인 도쿄( 東京)의 일본기원에서 전철로 40분 걸리는 무사시노(武藏野)시의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다.다음은 솔직하기로유명한 柳6단과의 일문일답.
-조치훈9단과 본인의 기풍을 비교하면.
『趙9단의 바둑은 격렬하다.미지근한 수를 체질적으로 두지 못한다.실리적이라서 당연히 타개(打開)에 능하다.나는 공격바둑이다.趙9단과의 대결에서 공격력을 시험받고 싶다.』 -94년 린하이펑(林海峰)9단을 꺾고 「천원(天元)」타이틀을 따냈을 때 다음 목표는 조치훈9단이라고 공언했었다.이번 승부에 자신있는가. 『趙9단은 10년전 일본에 처음 올 때부터 나의 목표였다.
오래 기다린 승부다.한가지 바뀐 게 있다면 10년전엔 趙9단이세계 최고수였지만 지금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지금은 누가 세계 최고수인가.세계 10대 고수를 차례로 꼽는다면.
『이창호.마샤오춘.조훈현.조치훈,이들 네사람은 4대 고수로 쉽게 떠오른다.』 -그 다음은 본인인가.
『이런 데서 나를 거론하기는 곤란하다.그 다음으로는 유창혁(劉昌赫)7단과 요다 노리모토(依田紀基)9단을 들고 싶다.그들은강하다.』 -그 다음은.
『….』 -세계대회에 한국에선 대표로 뽑아주지 않고 있다.앞으로 부득이 일본대표로 출전할 생각인가.
『어느 쪽이든 바둑만 둘 수 있으면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柳6단은 천원전에서 생애 첫 타이틀을 땄을 때 우승상금(1천만엔)의 절반은 스승에게,절반은 지진이 난 고베(神戶)시에 기증해 일본에서 한국인의 이미지를 높이기도 했다.활달한 성격이지만여성관은 의외로 보수적이다.어린 시절 바둑계에 서 유교관이 투철하기로 소문난 홍종현(洪鍾賢)8단 집에서 바둑공부를 한 영향일 것이라는 게 어머니의 설명.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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