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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음식으로 두바이 부호 사로잡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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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의 7성급 버즈 알 아랍 호텔의 부수석주방장인 에드워드 권(한국이름 권영민)이 10월 6일부터 1주일 동안 이 호텔에서 한국 음식을 주제로 한 ‘코리아 푸드 페스티벌’을 연다. 권씨가 기획한 이번 행사는 앙드레 김이 직접 디자인해 제공한 조리복과 도자기를 사용한다. 손님들이 한국 문화와 한국인의 솜씨를 최대한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버즈 알 아랍호텔은 전 객실이 스위트룸으로 이뤄져 세계적 부호와 유명인이 주로 찾는다. 이 호텔에서 특정 국가의 음식을 주제로 기획전을 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행사에 선보일 메뉴는 궁중 음식 위주로 하되 자극적인 것은 피하기로 했다. 너비아니·산적 등 외국인 입맛에도 맞는 전통 요리가 중심이 될 전망이다.


그가 행사를 기획하게 된 계기는 지난해 11월 문을 연 이 호텔의 아시안 레스토랑 ‘준수이’의 성공 덕분이다. 현재 ‘준수이’에서는 50여 종의 한국 음식을 선보이고 있는데, 현지인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두바이 최고 통치자이자 버즈 알 아랍호텔의 소유주인 셰이크 모하메드도 즐겨 찾고 있다. 에드워드 권은 버즈 알 아랍호텔로 옮기기 전 근무했던 두바이의 6성급 호텔 페어몬트에서도 한 달간 한국 음식 기획전을 여는 등 한국 음식 알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왔다.

그는 행사에 함께할 정통 한식 전문가를 초빙하기 위해 최근 귀국했다. 권씨는 “이슬람의 금식 기간인 ‘라마단’이 10월 1일에 끝나면 많은 사람이 호텔을 찾기 때문에 한국 음식의 우수성을 이들에게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해서 페스티벌 기간을 10월 6일로 잡았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실 중국·일본·태국·베트남에 비해 한국 음식의 국제적 인지도가 낮은 것이 사실”이라며 “러시아·영국·중국·일본 등에 비하면 한국인 투숙객의 비율도 현저히 낮아 호텔에서도 ‘코리아 푸드 페스티벌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까’하는 우려도 했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나 그는 “예전에 비해 한국 음식과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좋아진 것도 사실”이라며 “3월엔 호텔에서 나를 포함한 3명의 톱 셰프가 ‘서울 맛 기행’을 진행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라고 밝혔다. 자신감을 얻었다는 뜻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이 호텔에선 순수 한국식 80%에 서양식 20%가 가미된 한국 음식을 선보여 왔지만 이번 코리안 푸드 페스티벌에선 과감하게 ‘한국 토종 요리’만 제공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선 모든 음식을 앙드레 김이 디자인한 칠첩 반상기 ‘청화’에 담게 된다. 한국도자기와 공동으로 생산·판매하고 있는 ‘청화’는 동양에서 왕실을 상징하는 청룡을 모티브로 우리 고유의 문양을 미래 지향적으로 디자인한 제품으로 평가받는다. 앙드레 김은 권씨를 위해 조리복도 특별 디자인해 선물할 예정이다.

서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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