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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야마시 무대예술파크 탐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동해에 면한 일본의 휴양도시 도야마(富山)에서 JR 호쿠리쿠혼센(北陸本線)을 타고 서쪽으로 5분만 달리면 구레하(吳羽)역.행정구역상 도야마시에 포함돼 있지만 한적한 시골의 간이역이다. 여기에서 걸어서 3분이면 「도야마 무대예술파크」에 닿는다.
여기는 불과 몇년전만 하더라도 도요(東洋)방적 구레하 공장이있던 곳이다.
지난 30년부터 65년간 옷감을 생산하던 이곳이 새로운 예술창조의 메카로 탈바꿈해가고 있다.
도야마 무대예술파크는 21세기 문화.예술의 도시로 발돋움하기위해 도야마시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조성한 예술공원.개관과 함께 일본 최고의 명문음대인 도호(桐朋)음대(학장 도야마 가즈유키.본지 1월22일자 10면보도)부설 오케스트라 아카데미를 이곳에 유치했다.
마사하시 시요지 도야마시장이 이곳에 쏟아붓는 예산에 대해 일부 시민들로부터 예산 낭비가 아니냐는 원성을 들을 정도로 문화예술에 대한 투자에 열성적이라는 게 이곳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도야마 예술창조센터」에 이어 「도야마오케스트라 아카데미 캠퍼스」가 오는 20일 준공식을 갖고 21일엔 시민을 위한 무료 콘서트도 개최할 예정이다.
도야마 예술창조센터는 공장 건물의 철골과 외벽은 그대로지만 내부는 초현대식 시설로 꾸며 시민들에게 예술적 체험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
기자가 이곳을 찾은 9일 오전엔 대연습실에서 주부회원들이 플라멩코춤을 연습하고 있었다.
음악당의 무대를 그대로 옮겨놓은 것같은 대형 리허설룸은 오케스트라.합창단의 연습실로 적격인데 일반시민이 빌리는데는 3시간에 3천4백엔(약2만5천원)정도.객석만 없을 뿐 최고수준의 음향.조명시설을 갖춘 무대다.
이외에도 개인 연습실.아틀리에.록밴드 연습실까지 갖춰 놓고 있다. 세계적 수준의 오케스트라 단원을 양성한다는 목표로 지난해 개교한 오케스트라 아카데미는 음대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4학기 코스의 마스터클래스 형태의 대학원 과정.학기마다 3~4회의오케스트라 연주 외에도 3회의 실내악 콘서트를 갖는 등 실습 위주의 커리큘럼을 갖고 있다.1백20명의 학생과 교수진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는 완벽한 방음장치로 각자의 방에서 연습도 가능하다.
현재 일본에 있는 직업 오케스트라는 23개.하지만 우리나라처럼 음악대학에서 개인 실기레슨 위주의 커리큘럼이어서 오케스트라의 핵심인 앙상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곳 아카데미가 선발한 외국인 학생에게는 수업료.기숙사비를 전액 장학금으로 제공하는 것도 특징.지난해엔 독일.스페인.프랑스.스코틀랜드에서 온 4명이 등록했다.
교수진도 세계적 수준이다.베를린 필의 현역단원이 앙상블을 지도하며 알프레드 발터(벨기에).칼 페트로치(슬로바키아)등 외국출신 지휘자들이 교수진으로 참여하고 있다.
도호 오케스트라 아카데미의 야마모토 에이스케(45)부장은 『장기적으로는 도쿄에 있는 도호음대를 도야마로 완전히 이전하는 계획을 신중히 검토중』이라며 『우선 첫 단계로 2000년까지 음악치료법.음악교육은 물론 뮤지컬.오페라.무용 등 공연예술과를이곳에 신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야마=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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