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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피터와 늑대’ 오늘 세종문화회관 공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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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낡은 옷차림의 피터는 ‘왕따’다. 그나마 마음이 통하는 새 한 마리는 한쪽 날개가 부러져 날지 못한다. 그리고 피터는 애써 잡은 늑대를 결국 풀어준다. 영국의 영화사 브레이크스루 필름(Breakthru Film)이 ‘피터와 늑대’에서 원작과 다르게 손을 본 내용이다.

‘피터와 늑대’는 러시아 작곡가 프로코피예프가 1936년 만든 동화 교향곡이다. 용감한 피터가 오리·새·고양이 친구와 함께 숲에 사는 늑대를 잡는다는 내용이다. 작곡가는 오케스트라의 각 악기에 동물을 대입하고 내레이터의 역할을 설정해 어린이 청중에게 이야기를 쉽게 풀어내도록 했다. 프로코피예프의 작품 중 가장 많은 수익을 벌어들인 작품으로 어린이 공연의 ‘터줏대감’이다.

브레이크스루의 ‘피터와 늑대’는 영국 수지 탬플턴 감독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으로 내레이션을 대신했다. 텍스트나 사운드 대신 이미지를 택한 셈이다. 대신 피터를 좀 더 불행한 존재로 묘사하고, 그의 동물 친구들도 불쌍한 캐릭터로 만들어 아이들의 집중을 이끈다.

2006년 만들어져 지난해 국내 초연에서 반응이 좋았던 것도 이 덕분이다. 불행한 피터의 절친한 친구인 오리가 피터의 눈 앞에서 늑대에게 한 입에 잡아먹힐 때 객석에서 울음이 터질 정도였다. 대사 없는 애니메이션, 게다가 오케스트라 음악이 들어간 작품을 아이들이 집중해서 보는 특이한 풍경이다. 올해의 공연은 8일 오후 3시와 7시30분 두 차례 열린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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