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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인 부부, KIST 박사모 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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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 외국인 부부 박사가 탄생한다.

인도인 앙쿠르 로이(36·右)와 그의 부인인 마줌다르 모날리사(36)는 8일 KIST에서 박사학위를 함께 받는다. 국내에서 외국인 부부가 동시에 같은 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로이와 모날리사가 한국에 온 것은 2002년 9월. KIST가 운영 중인 ‘국제 R&D아카데미’의 박사과정에 로이가 먼저 입학했고, 한 학기 뒤 모날리사가 들어갔다. 로이는 신경과학 분야에서 바이오화학을, 모날리사는 컴퓨터 영상처리 분야를 전공했다. 모날리사는 휴먼로봇으로 유명한 KIST의 ‘마루와 아라’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한국에서 산 지 6년이 된 이들은 “KIST의 여느 연구원과 마찬가지로 6년 동안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연구에 매달렸다”며 “이젠 이런 생활이 지극히 당연한 것으로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로이는 “KIST 연구실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사실을 박사후 과정 일자리를 미국에서 찾으면서 재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력서를 내자마자 버지니아 대학에서 일자리를 주겠다는 연락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이들이 박사후 과정을 밟기 위해 미국으로 가는 것은 한국에서 낳은 세 살배기 딸 때문이다. 인도에선 영어가 공용어 노릇을 하는데, 한국에선 딸이 영어를 배울 기회가 제대로 없어서다.

로이 부부는 미국에서 2~3년 연구 경험을 쌓은 뒤 인도로 돌아가 대학 교수로 자리 잡고 싶어하지만, 한국으로 돌아와 직장을 잡아볼 생각도 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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