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대 총선 개표방송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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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모두 8명이 출마한 연예인후보중 국민회의의 정한용(구로갑)씨와 최희준(경기 안양동안갑)씨를 제외한 6명이 모두 탈락하자방송가는 침통한 분위기.이에대해 연예인들은 『이제 연예인 정치시대는 끝났다』며 자조적인 한숨을 내쉬기도.
연예인의 대중적 인기가 정치판에서 무력증을 보이자 유권자들이정당과 지역정서,개인의 정치적 역량을 인기보다 중시한 때문아니냐며 나름대로 원인분석에 나서기도 했다.반면 일부 연예인들 중에는 『염불에는 마음이 없고 잿밥만 노린 때문이 아니겠느냐』며연기자의 외도에 대해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탈락한 연예인 출마자들은 12일 새벽부터 『다음을 노리겠다』고 뛰는 「백절불굴형」이 있는가 하면 일절 외부와의 연락을 끊은 「두문불출형」으로 갈려 대조적인 모습.
특히 오후6시 투표자 조사결과 유일하게 당선될 것으로 발표됐던 신한국당의 이덕화(경기 광명갑)씨는 결국 낙선,순식간에 「천당에서 지옥으로」 추락한 셈이 됐다.이씨는 12일 새벽 직원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고 집으로 들어갔다 가 오전10시쯤 외출.측근들은 이씨가 도움을 준 지인들을 찾아다니고 12일 지구당 회의에 참석하는등 스케줄대로 움직일 것이라고 말해 이씨가 벌써부터 「차기」준비에 들어갔음을 내비쳤다.
또 자민련의 김희라(서울광진을)씨는 새벽2시쯤 잠자리에 든뒤일찍 일어나 오전부터 위로조찬회,지구당회의 참석등 오히려 더 바쁜 일정을 계속.3~4일뒤부터 영화촬영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추진하는등 연예활동과 지구당 관리등 정치활동도 병행하겠다는 확고한 뜻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신한국당의 최영한(영등포을).강신성일(대구동갑)씨와 자민련의 김을동(서울종로)씨,무소속의 서유석(경기고양)씨 등은이날 새벽 낙선을 확인하고 귀가한 뒤론 일체의 외부 전화통화를거부한채 휴식중.
강신성일씨의 경우 가족들은 예상밖의 결과라 참담하다며 『당분간 전화하지마라』며 아쉬움을 대신 전달.또 김을동씨의 거취를 묻는 질문에 전화를 받은 자원봉사자는 『그런 것 물을 분위기가아니다』라며 서둘러 전화를 끊기도.
***항의.비난전화 빗발 …개표가 본격 진행되면서 TV 3사의 투표자조사결과가 실제와 다른 지역이 속출하자 각 방송사로는해당지역의 지역구및 일반 시청자들로부터 항의와 비난전화가 빗발.이에따라 개표결과를 도표로 만들어 보여주던 KBS는 시청자들의 불신감을 증폭시킬 우려가 있다고 판단,밤8시50분부터 급히삭제하기도.
…당초 「하이테크 전쟁」이라 불리며 개표방송 직전까지 극비리에 진행됐던 TV 3사의 컴퓨터 그래픽은 각사가 모두 첨단 가상현실 시스템을 선보이며 개표방송 화면을 한단계 발전시켰다는 평. ***화상전화 도입 눈길 기술적인 측면에서 가장 앞선 평가를 받은 것은 SBS의 「버추얼 스튜디오」.자체개발한 50여가지가 넘는 컴퓨터 그래픽 영상자료를 활용해 3차원 가상현실 영상을 역동적으로 보여주었다.
특히 스튜디오와 선관위.개표현장을 종합정보통신망(ISDN)으로 연결해 모니터로 내보내는 「화상전화」를 최초로 선거방송에 도입해 눈길.다만 방송초 자체 기술시스템 선전에 지나치게 많은시간을 할애,운용의 미를 살리지 못했다는 점이 지적되기도.
방송초기 KBS의 속보경쟁에 휘말려 당선예측자 한명만을 그래픽 처리해 가장 부진한 출발을 보인 MBC는 저녁7시가 넘으면서 원래의 페이스를 찾기 시작,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공동으로 개발한 가상스튜디오를 본격 가동시켰다.역 대 선거의 여야비교등이 눈길을 끌었고 특히 본 화면과 별도로 화면하단에 당선확실자의 사진과 당별 의석수 변동내용이 수시로 바뀌는 방식은 돋보였다.
한편 KBS도 가상 국회의사당이나 선거관련 장면을 배경으로 다시 다양한 도표가 깔리는 방식등 기술연구소가 자체개발한 SMOCKEY2를 본격 활용했으나 3사투표자조사 결과가 틀리면서 그래픽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천당에서 지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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