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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배도 없이 끝난 國賓만찬-쥐페.리펑 佛.中총리 만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기념축배도 들지 않은 국빈 만찬이 10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렸다.이날 알랭 쥐페 프랑스총리와 리펑(李鵬)중국총리의 국빈 만찬은 이례적으로 예정보다 2시간 늦게 시작돼 기념축배도 없이서먹서먹하게 막을 내렸다.프랑스측이 중국의 인권 문제를 거론하려 하자 중국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 만찬 자리에까지 그대로 이어졌기 때문.
쥐페 총리는 당초 만찬 연설에서 『인권과 민주주의는 경제.사회 발전과 함께 진전돼야 한다』며 중국 인권문제를 공식 거론할예정이었다.
그러자 중국측은 만찬에 앞서 열린 총리회담에 李총리가 1시간30분이나 늦게 나타나는등 신경전을 벌였다.또 당초 항공기등 총 1백억프랑(약 1조5천6백억원)에 이르는 양국간 구매계약에서명만 하고 끝내려던 회담도 인권문제로 90분이 나 계속됐다.
결국 양국 총리는 만찬에서 인권문제를 거론하지 않고 축배도 들지 않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인권은 인권이고 장사는 장사」여서 이날 양국은 프랑스의 에어버스 항공기 33대등을 중국이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중국 총리로는 12년만에 처음인 李총리의 프랑스 방문은 인권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시위대의 항의로 처음부터 불편하게 시작됐다.에르브 드 샤레트 프랑스 외무장관은 당초 『거래를 위해 인권문제를 희생하지 않겠다』고 말했으나 10일 파리거리에는 『돈을 위해 인권을 팔아치웠다』는 시위대의 항의가 물결쳤다.
파리=고대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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