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레 미제라블" 홍콩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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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프랑스 문호 빅토르 위고의 원작을 뮤지컬로 무대화한 『레 미제라블』(카메론 매킨토시 제작)이 한국공연(6월27일~7월28일.예술의전당 오페라 극장)을 앞둔 홍콩공연에서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막을 올렸다.
9일 저녁 홍콩 주룽(九龍)시 홍콩문화센터 그랜드 극장.홍콩최대 규모(1천6백석)를 자랑하는 극장은 관객들로 만원을 이뤘으며 공연내내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주인공 장발장이 중노동하는 장면과 디뉴 주교의 은촛대를 훔치는 장면으로 시작된 이날 공연은 엄숙한 분위기로 이어졌다.조카를 위해 빵 조각을 훔친 도둑 장발장과 평생동안 그를 쫓는 자베르 형사.그리고 장발장이 도와주는 창녀 판틴과 그의 딸 코제트등 등장인물들은 처절하며 때로는 아름답고 힘찬 노래로 무대를극적인 분위기로 이끌어 나갔다.
장발장 역의 스티그 로젠은 영국 웨스트 엔드에서 2년동안 총5백회 이상 장발장 역을 맡은 베테랑.힘과 우수를 적절히 배합,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사랑의 주제를 관객에게 전했다.또 에로닌역을 맡은 필리핀 출신 영국 여배우 마안 디오니 시는 큰 눈망울에 애틋한 짝사랑의 감정을 듬뿍 실은 연기와 열창으로 관객을 매혹시켰다.작품이 무겁고 어두운 만큼 결코 화려한 무대는 아니었지만 회전무대를 활용한 바리케이드 장면등은 눈길을 끌었다.총공연시간은 3시간30분.화려한 볼거 리보다 인간의 좌절과 희망,사랑을 장엄하고 유려한 선율에 담아 단순한 재미보다 감동에 역점을 둔 작품임을 과시했다.짧지 않은 공연시간,프랑스혁명을 배경으로 한 이 공연이 국내공연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지 주목된다.
홍콩=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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