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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희씨 공천 전 3억 인출 … 청탁 관련성 의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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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우병우 부장검사)은 6일 이명박 대통령의 처사촌 김옥희(74·구속)씨가 한나라당 국회의원 공천 전에 수억원을 쓴 것으로 파악하고 이 돈의 사용처를 집중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김종원 서울시 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으로부터 30억3000만원을 받아 25억4000만원을 돌려줬다.

검찰이 공천 전 인출된 돈의 사용처에 주목하는 이유는 김씨가 김 이사장의 공천을 위해 정치권에 돈을 건넸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가 김 이사장으로부터 받은 돈 가운데 약 3억원을 공천 전에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김씨가 이 돈을 가족에게 주는 등 상당 부분을 개인적으로 쓴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손자에게 억대의 외국산 승용차를 사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김씨가 받은 돈의 일부는 아들의 계좌에 입금됐다가 인출된 것으로 확인돼 이 돈이 공천 청탁 과정에서 쓰였는지를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또 김씨가 김 이사장으로부터 받은 30억원 가운데 20억원은 한나라당 공천 작업이 끝난 직후인 3월 말 은행 계좌에 입금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 돈이 누군가에게 전달됐다가 돌아왔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김씨의 비리는 이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의 인척 중 한 명이 청와대에 알려줘 검찰 수사에 이른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가 선거와 관련해 누군가로부터 거액을 받았다는 것을 알게 된 김 여사 집안 사람이 대통령 부부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이 대통령이 민정수석비서관에게 조사를 지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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