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떠난 6일 촛불시위는 ‘반미’에서 ‘공영방송 사수’로 주제를 바꿨다. 이날 서울 여의도 KBS 사옥 앞에선 민주당과 ‘방송장악저지 범국민행동’이 주최한 ‘공영방송 사수 및 방송장악 규탄을 위한 촛불문화제’가 오후 6시50분부터 열렸다.
집회엔 정세균 대표와 원혜영 원내대표를 비롯해 추미애·천정배 의원 등 민주당 의원 30여 명과 당원 400여 명이 참여했다. ‘안티MB’ 카페 회원 등 600여 명도 동참했다.
이들은 KBS 정문 앞 2개 차로를 점거하고 집회를 진행했다. 정 대표는 “이명박 정권이 KBS 장악에 혈안이 돼 있다. 이 정권은 역사를 후퇴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집회가 시작된 직후 이철성 영등포경찰서장이 방송차량에서 경찰들에게 ‘차량 소통을 개시하겠으니 차도에 있는 시민들을 인도로 밀라’고 지시했다. 그러자 민주당원 예닐곱 명이 방송차량에 다가가 이 서장을 향해 “야, 이 XX야. 너 나와” “집회하는데 왜 방해하느냐. 소리 죽여라”고 고함을 쳤다. 오후 9시쯤 정 대표 등 참가자들은 KBS 사옥 주변에서 가두행진을 벌인 뒤 해산했다.
보수단체인 어버이연합회 회원 100여 명은 민주당의 집회 전 KBS 앞에서 정연주 KBS 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를 한 뒤 해산했다.
한편 경찰청 보안수사대는 지난 6월 25일 경찰버스를 밧줄로 끌어낸 뒤 운전한 최모(35)씨를 붙잡아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인터넷 언론사 직원인 최씨는 6월 25일 서울 신문로에서 미국산 쇠고기 반대집회 도중 시위대를 선동해 밧줄로 경찰버스를 끌어낸 뒤 이를 몰고 광화문 네거리까지 150m를 무면허 상태에서 운전한 혐의다.
강기헌·김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