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판문점 무장병력 투입 언제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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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중무장한 북한군의 비무장지대 공동관리구역 투입훈련이 연사흘째거듭되면서 과연 북한의 의도적 정전협정 위반행위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방적으로 비무장지대 무효화를 선언한지 하루만인 지난 5일 저녁 1백30명의 중대급 병력 투입으로 시작된 북한의 비무장지대 무력시위는 6일 2백60명으로 투입병력을 늘린데 이어 7일에도 2백30명이 동원됐다.
사흘간의 비무장지대 연속병력 투입의 공통된 특징은 북한측 공동경비구역으로 「시위」장소를 한정했다는 점과 진지구축 훈련을 마치고 수시간만에 바로 퇴거했다는 점이다.
말 그대로 시위에 그쳤지 남측지역으로의 월경(越境)이나 발포와 같은 직접적인 군사 도발은 억제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연합군으로선 경계태세 강화 이상의 본격적군사대응은 사실상 곤란한 형편이다.첫날과 둘쨋날 병력투입으로 한.미 양국의 이같은 「한계」를 확인한 북한은 마음놓고 시위를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의 비무장지대 무력시위는 일정 한도까지 수위를 높이며 앞으로도 연일 계속될 것이라는게 군사전문가들의 공통된 관측이다. 본격적인 무력도발은 하지 않지만 한.미연합군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으로 몰아감으로써 한.미 양국의 입장을최대한 불편하게 만들 때까지 비무장지대 무시행위가 계속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와 함께 현재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으로 한정돼 있는 무력시위장소를 비무장지대내 다른 지역이나 백령도등 서해5도로 확대,동시다발적으로 무력시위를 확산시킬 가능성도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북한은 「제지받지 않는」비무장지대 무력시위를 통해 더이상 정전협정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을 기정사실화 하는데 1차적목표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그렇게 되면 미국은 별수 없이 북한과의 장성급 직접협상 테이블로 걸어들어올 수밖 에 없지않겠느냐는 것이 북한측 계산이라는 지적이다.
배명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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