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小 무역업체 대표 中企聽長과 간담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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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질문:『대출받으러 간 은행에서 80만원이 넘는 직불카드 단말기를 사라고 강요해 쓸모없는줄 알면서도 할 수 없이 샀다.』 답변:『은행이 그런 일도 해야 돈을 벌지만 강요해서는 안된다.
그런 은행과는 거래하지 말라.』 질문:『은행에서는 돈이 남아돈다지만 정작 중소기업이 신용대출로 쓰는 돈은 전체 대출의 6.
1%밖에 안되고 대부분 담보대출이다.』 답변:『요즘은 자금 가수요가 거의 없다.은행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을 고객으로많이 붙잡을 수밖에 없다.』 질문:『특허청의 심사기간이 2~3년이나 걸려 모처럼 기술개발을 해도 중국 등에서 복사제품을 내놓아 해외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 답변:『수출관련 특허출원에대해서는 심사기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특허청과 긴밀히 협조하겠다.』 3일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열린 이우영(李愚榮)중소기업청장과 80여 중소무역업체 간담회에서 나온 질문과 대답이다.중소기업 대표들은 李청장이 자리에 앉기가 무섭게 그동안 맺혔던 말들을 속사포처럼 쏘아댔다.그러나 질문이 구체적이었 던 것에 비해 李청장의 답변 내용은 대개 원론 수준에서 맴돌았다.
이날 질문은 중소기업이 가장 절실해하는 자금과 관련된 것이 대부분이었다.『납품 후 6개월 넘게 지나야 돈을 만져볼 수 있는 관행은 중기청이 생긴 뒤에도 마찬가지다』『신용보증한도가 너무 작다』『협력업체에 해당 대기업이 대출보증을 서 도록 해달라』『대기업의 현금결제 비율이 아직 10%선에 불과한데 이를 늘려달라』는 것들이다.
겉으로는 대출해줄 것처럼 말하다 정작 서류를 들이밀면 딴소리하는 금융기관의 표리부동을 질타하는 내용도 있었다.
중기청 차원에선 다루기 어려운 내용도 상당수 있었다.
李청장은 『중기청 발족 이후 50여일간 하루 평균 2백75건의 민원이 접수됐다』면서도 『중기청 차원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만큼 서로 마음을 터놓고 하나하나 단계적으로 해결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중소업계는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클 수밖에 없었고 李청장은중기청의 현실적 한계를 인정한 비교적 솔직한 대화였다는 평이다.
유규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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