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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통상압력 적극 대처해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한동안 잠잠했던 한.미(韓.美)통상관계가 다시 현안과제로 등장하고 있다.미 통상대표부(USTR)가 매년 발표하는 국별 무역장벽보고서(NTE)는 올해에도 한.미통상관계가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이 보고서는 우리 나라 거의 전산업에 걸쳐,심지어 우리도 잘 모르는 상(商)관행과 정부규제의 사례를 거론하고 있다.모호한 규정이 국제규범에 어긋나고,그 결과로 미국기업에 불리하게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 골자다.
미국의 NTE보고서를 접하면서 그 반응은 대체로 두가지로 나뉜다.한쪽에선 이번 보고서도 으레 미국이 우리 시장문을 열라고주장하는 것에 불과하다.그러니 한국정부도 당당하게 통상협상에 임하라고 주문한다.다른 쪽에선 차제에 미국 요구 를 전폭 수용해 한국시장의 경쟁구조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96년 NTE보고서는 대통령선거를 의식해 다소 강도가높아졌고,공격수위가 올라갔다는 평가다.미국내의 정치적인 고려를감안하면 당연히 주공격대상은 미국과 교역하면서 막대한 무역흑자를 시현하고 있는 일본과 중국이 되는게 당연하 다.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안심해도 좋은건 아니다.이미 지난해 자동차협상에서 NTE보고서를 무시했다가 혼난 적이 있다.따라서 정부는 미국이과연 무엇을 의도하고 있는지 보고서를 정확히 분석하고,다시 비공식채널을 통해 확인하는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
이번 보고서의 특징은 미국이 비교적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통신과 지적재산권분야에 대한 불만이 강조되고 있다는 점이다.이 두 분야는 상대적으로 우리의 경쟁력이 취약하지만 정보화시대에 미국에 시장을 내줄 수 없는 전략산업이 다.그렇다고언제까지 문에 빗장을 걸어놓을 수는 없다.대책은 하루 속히 시장개방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고,대외개방에 대비하는 것이다.미국의 지적을 타산지석(他山之石)삼아 우리의 힘을 배양하는 지혜가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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