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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전위연극 권위자 커비 교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작품에 대해 좋다,나쁘다를 가리는 연극평론을 나는 개인적으로 싫어합니다.작품을 판단하기보다 무엇을 의미하는가 분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연극도 과학처럼 작품의 객관적 의미를 규명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전위연극의 권위자■ 인 미국의 마이클 스탠리 커비(65)교수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원장 김우옥)교수로 초빙됐다.최근 한국에 도착,연극원에서 이미 세차례 수업을 통해 학생들과 만난 그는 60을 넘긴 나이가 무색하게 청남방.청재킷을 차려 입은 활기찬 모습으로 1년간의 한국생활을 준비하고 있었다.
커비교수는 연극원에서 「희곡분석」을 강의하는 한편 오는 6월슬로바키아의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열리는 대학연극제에 연극원이출품할 작품의 연출을 맡았다.
그는 『앞으로 체계적인 희곡분석 방법을 가르쳐주기 위해 수업은 작품의 의미를 설명하는 방식보다 학생들이 스스로 캐내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이끌 계획』이라며 의욕을 보였다.
71년부터 91년까지 뉴욕대 교수로 일했으며 현재 명예교수로재직중인 그는 지난해까지도 뉴욕 무대에 작품을 올린 열정적 연극인.이번 1년간의 한국 체재는 뉴욕대 시절 지도교수.학생으로인연을 맺은 김우옥 연극원장의 권유로 이뤄졌다 .
그는 실험적 연극을 주도해온 장본인답게 『무엇보다 연극원이 새로운 변화를 마음껏 시도할 수 있는 신설 학교라는 점에 가장큰 매력을 느꼈다』고 교수 초빙을 수락한 동기를 피력했다.
『연극은 문학이 아니라 공연(퍼포먼스)』이라고 강조하는 그는수업에도 자신의 이러한 관점을 반영,공연 슬라이드나 사진등을 많이 활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커비교수는 전위연극의 이론을 정리한 저서 『해프닝스』(Happenings.1965)로 세계에 잘 알려져 있으며 이밖에도 연극학도들의 필독서로 꼽히는 『시간의 기술』『형식주의 연극』등저서를 갖고 있다.미국의 대표적인 연극학지 「더 드라마 리뷰」편집장을 역임한 그는 국내 무대에 『내물빛』(80년),『춤』(81년),『겹괴기담』(82년)등 작품을 김우옥교수의 연출로 소개한 바 있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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