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혼성4인조 포크록그룹'마마스 앤드 파파스'내한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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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캘리포니아 드리밍』의 명그룹 마마스 앤드 파파스가 한국에 온다.오는 21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이들의 첫 내한공연이 열리며,이틀 뒤엔 KBS홀에서 박정운.강수지와 협연으로 『빅쇼』녹화를 가진다.
63년 미국뉴욕에서 결성된 이 혼성4인조 포크록그룹은 데뷔곡『캘리포니아 드리밍』으로 미국은 물론 국내에도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에게 커다란 인기를 얻었다.
더욱이 이 노래는 지난해 국내개봉된 영화『중경삼림』에 삽입된후 10~20대에게 크게 히트해 음반이 20만장 가까이 팔려나가며 30년만에 마마스 앤드 파파스 붐이 재현됐다.
이들은 65년 『캘리포니아 드리밍』을 빌보드 차트 4위에,66년 『Monday Monday』를 1위에 올리면서 당시 유행한 히피즘의 대표그룹으로 떠올랐다.이어 67년 『Dedicated To Love(사랑에 빠져)』,68년『Gla d To Be Unhappy(불행해서 기뻐)』등 데뷔 후 3년 동안 톱 히트곡을 6곡이나 내며 전성기를 맞았다.
그러나 68년 바리톤 리더 존 필립스가 부인이자 그룹멤버인 미셸(소프라노)과 이혼하면서 해체됐고 71년 재결합했으나 멤버캐산드라 엘리엇이 74년 심장마비로 숨지면서 팝무대에서 사라졌다. 최근 『If You're Going to San Francisco』의 명가수 스콧 매킨지가 엘리엇의 빈 자리를 메우면서 재결성됐으나 히트곡을 내지 못해 옛 영화에 기대 명맥을 유지하는 흘러간 그룹이 돼버렸다.
따라서 그들의 내한공연은 유라이어 힙.블랙 사바스.CCR처럼한물간 그룹들의 뒤늦은 돈벌이 무대란 비판을 받고있다.
그러나 중장년 팬들만 집중됐던 이들 그룹과 달리 마마스 앤드파파스의 공연은 『캘리포니아 드리밍』을 처음 접한 신세대 팬들도 다수 참여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60년대 명멸한 수많은 록그룹중 하나일 뿐인 이 그룹이 국내에서 유독 사랑받는 이유는 이들의 노래가 공동체적 평화정신(히피즘)을 내걸면서도 가사가 부담스럽지 않은 데다 서글픔이 가득한 멜로디에서 한국인이 좋아하는 「한」같은 게 느 껴지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 드리밍』의 슬픔이 밀물치는 듯한 백코러스에서 중장년층은 묻어뒀던 60년대의 추억을,신세대는 『중경삼림』에서 공감했던 도시인의 고독과 소외를 재음미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마마스 앤드 파파스는 비록 흘러간 미국그룹이지만 한국대중이 고유의 감수성으로 수용해 국내화한 몇 안되는 외국그룹중 하나로 평가된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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