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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는 언니 자살 기도" 홍천서 119 신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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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한국 '119안전신고센터'의 신속한 조치가 미국에 사는 한 동포 여성의 생명을 구했다.

강원도 홍천의 金모(42.여)씨는 지난 17일 오전 10시45분쯤 119센터에 신고전화를 했다. 金씨는 통화에서 "미국 시민권자인 언니에게서 '자살하기 위해 약물을 복용했는데 마지막으로 인사한다'는 국제전화를 받았다"며 "나는 영어도 못하고, 어디에다 연락해야 하는지 모르겠으니 빨리 미국에 있는 관계기관에 전화를 해 언니를 구해 달라"고 울먹였다.

金씨는 처음 홍천소방서에 전화했다. 그러나 홍천소방서는 사건이 급한 데다 국제적인 사안임을 감안, 행정자치부에 설치된 119센터로 전화를 돌렸던 것이다.

金씨의 전화를 받은 119센터는 인터넷을 통해 미국의 전화번호부인 옐로 페이지(Yellow Pages)를 검색했다. 金씨의 언니가 사는 미국 미주리주 관할 소방서인 놉 노스터 소방서의 긴급신고 연락처를 찾아냈다. 119센터 근무자는 국제전화로 이 소방서에 金씨의 언니를 급히 병원으로 후송해 줄 것을 요청했다. 신고를 받은 미국 소방서는 즉시 현장에 출동, 신음하던 金씨의 언니를 병원으로 옮겼다.

金씨가 119센터에 신고해 언니가 구조되기까지 약 1시간이 걸렸다. 미국인과 결혼했던 金씨의 언니는 남편의 외도를 비관해 자살을 기도했으며,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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