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세계최대 개썰매 경주 '아이디타 로드' 유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1925년 알래스카의 서북쪽 탄광도시 「놈」에 악성 디프테리아 전염병이 만연,많은 사람이 죽어가고 있었다.이때 해독혈청이앵커리지에 도착했다.놈에서 앵커리지까지는 약1천7백㎞.개썰매만이 유일하게 눈과 얼음으로 덮인 동토를 가로질러 운송할 수 있었다. 정의감에 찬 20명의 머셔(개썰매를 모는 사람)들이 용감하게 나서 길을 만들어가며 약품을 운송했다.사투를 벌이며 운반한 3만개의 약품으로 주민들의 목숨을 건질 수 있었고,역사적인 개썰매 길이 지도에 등장하게 된 것이다.
그후 비행기와 스노 모빌이 개썰매를 대신하는 운송수단으로 등장하면서 개썰매는 점차 자취를 감췄다.더불어 약품을 운송했던 개썰매 길도 점점 잊혀져갔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역사학자 도로시 페이지와 조 래딩턴이 1967년 이 길을 찾아 달림으로써 「아이디타 로드」가 부활되는계기를 마련했다.그후 1973년 1천1백마일에 이르는 개썰매 경주가 처음으로 재현됐다.
알래스카인들은 아이디타 로드를 「위대한 레이스」라고 부른다.
첫 경주에서는 34명이 참가,22명이 완주했다.아이디타 로드는올해로 24회를 맞았다.아이디타 로드는 본래 인디언말로 정확한어원은 알 수 없으나 「먼 길」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1925년 약품을 운반했던 머셔중 인디언인 에드가 놀러가 92세로 아직 생존해 있다.올해는 이 대회를 두차례나 우승한 마틴 부셔가 이를 기념하기 위해 약품을 싣고 출발,마지막 지점인 놈의 시장 존 헨델랜드에게 전달하는 행사를 치르 기도 했다. 현재 아이디타 로드는 1위 상금 5만달러(약4천만원)를 비롯,20위까지 총상금 30만달러(약2억4천만원)가 걸려 있어 많은 머셔들이 해마다 이 상금과 명예를 노리고 앵커리지로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글.사진=박준기 자유기고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