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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회원권 값도 꺾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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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골프 회원권 시세가 꺾였다. 국세청이 1일자로 고시한 전국 180개 골프장의 373개 회원권 기준시가는 지난 2월보다 평균 3.9% 하락했다. 기준시가가 하락한 것은 2004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회원권 거래 전문회사인 에이스회원권의 송용권 기획실장은 “정부가 골프장을 대거 허가해 주겠다고 밝힌 2004년을 예외로 한다면, 이렇게 가격이 떨어진 것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특히 영남과 호남 등 지방의 골프장 회원권 값이 크게 떨어졌다. 이는 지방 건설경기 등이 부진하면서 회원권을 보유한 법인·개인 회원이 가격을 낮춰 매물을 내놓은 경우가 많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경북 영덕의 오션뷰 VIP회원권은 지난 2월 고시 때보다 기준시가(2억2050만원)가 38.8% 하락했고, 부산의 해운대 회원권(1억100만원)도 37.7% 떨어졌다. OK회원권거래소 김은영 팀장은 “올 들어 지방 건설사를 중심으로 매물이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수도권 골프장도 예외가 아니었다. 경기 안성의 안성베네스트 우대 회원권은 3억5850만원으로 2월보다 2억원(35.5%)가량 하락했다. 올해 초 회원권을 샀다면 상당한 투자 손실을 입고 있는 셈이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거시경제실장은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지속하고,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의 여파가 이어진다면 장기적인 자산가격 하락(자산디플레)이 나타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1일자 기준시가에 따르면 경기 용인의 남부컨트리클럽(CC)이 2월 고시 때보다 16.5% 오른 19억9500만원으로 국내에서 가장 비싼 골프장 회원권에 올랐다. 남부CC는 올 2월 고시 때엔 가평베네스트(17억1950만원)에 이어 2위였다. 남부CC는 올 4월엔 23억원에 거래가 되기도 했지만 최근엔 20억원대로 떨어졌다. 남촌·이스트밸리·레이크사이드·화산·렉스필드·비젼힐스도 10억원을 넘었다. 기준시가는 양도소득세와 상속·증여세를 낼 때 시가가 명확하지 않을 경우 과세 기준으로 활용된다. 골프장별 기준시가는 국세청 홈페이지(www.nts.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원배·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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