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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재일동포 여성 작가 35세 사기사와 메구미 자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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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이양지.유미리 등과 함께 일본의 대표적인 한국계 여성 작가로 꼽히는 사기사와 메구무(鷺澤萌.본명 마쓰오 메구미.35)가 지난 12일 도쿄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도쿄 메구로(目黑)에 있는 그의 아파트를 방문한 친구가 화장실 안에서 목을 매 숨져있는 그를 발견하고 신고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할머니가 한국인인 그는 1987년 고교 3학년이던 18세 때 '강변 길'로 문학계 신인상을 최연소 수상하며 문단에 등단했다.

그는 이후 부친의 삶을 형상화한 '달리는 소년' 등 재일동포의 삶을 그린 작품들로 일본 최고 권위의 신인 문학상인 아쿠다가와(芥川)상 후보에 네차례나 오르기도 했다.

'그대는 이 나라를 사랑하는가'는 한국을 찾은 재일동포 2세인 여성의 심적 방황을 묘사했고, '진짜 여름'은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일본인 애인에게 들통날까봐 마음을 졸이는 재일동포 여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기사와는 92년 작품 집필 과정에서 할머니가 한국인이란 사실을 처음 알게 된 뒤 93년 한국으로 건너가 연세대 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우기도 했다.

그는 오는 6월 자신의 원작을 스스로 각색.감독한 무대극 '웰컴 홈'을 공연할 예정이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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