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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세대스타>드루 배리모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소문많고 사건많은 할리우드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말썽꾸러기가 있다.드루 배리모어(21).
9세때 알콜중독,10세때 마리화나,12세때 코카인,13세때 강제입원,14세땐 자살기도,게다가 걸핏하면 염문설까지….
영화 『ET』에서 외계인의 죽음을 슬퍼하며 진짜로 엉엉 울던귀엽기 그지없던 6세 소녀가 왜 그렇게 됐을까.당대 일류의 셰익스피어 연극배우 존 배리모어의 손녀이자 배우겸 시인인 존 드루 배리모어의 딸로 75년 2월22일 로스앤젤레 스 태생.
4세때 영화에 데뷔하며 연예계와 인연을 맺은 이래 당돌하고 깜찍한 언행으로 그녀의 앞길은 매우 밝아보였다.
하지만 양친의 이혼은 어린 드루 배리모어에게 커다란 충격을 주었고 그런 그녀에게 할리우드의 온갖 악습은 너무나 강렬한 유혹이었다.
이런 불량소녀의 이미지 때문에 드루 배리모어는 『가위손』『헤더스』『케이프 피어』『드라큘라』등의 주요 배역을 위노나 라이더.줄리엣 루이스등에게 번번이 빼앗겨야 했다.그녀가 정신을 차린것은 14세때.그동안 자신의 삶을 묘사한 『잃어 버린 소녀기』라는 자서전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려놓으며 본격 재기를 선언했다.
그뒤 92년 『야성녀 아이비』로 스타 대열에 진입한다.그녀는이 영화에서 친구의 아버지를 유혹하는 역할을 능청스럽게 연기하며 「팜므 파탈」(남자를 유혹해 파멸에 이르게 하는 여자)이란용어까지 만들어냈다.
『성공만이 나를 냉대하던 할리우드에 대한 보복이라는 생각으로자존심마저 던져버렸다.』 스물하나에 세상을 너무 많이 알아버린드루 배리모어.그럼에도 그녀의 천진무구한 소녀 이미지와 넘치는「끼」를 주체하지 못하는 요부의 두 얼굴은 그녀만의 매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날 겪었던 고통에 대해 후회는 없다.누구나 자기 인생을자기가 살아가는 것이다.하지만 덕분에 인생을 행복하게 사는 법을 깨닫게 됐다』고 말하는 드루 배리모어.얼마전 친구들과 영화제작사 플라워 필름을 설립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녀는 아서 밀러 원작의 『시련』과 조엘 슈마허의 『잔 다르크』 출연을 앞두고 본격적인 성인스타로 기지개를 켜고 있다.

<다음 회는 크리스 오도넬 편입니다.>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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