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山戰水戰-산이나 강에서의 싸움'온갖 풍상'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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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손자병법(孫子兵法)」하면 떠오르는 명언(名言)이 있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적을 알고 나를 알면 百戰을 해도 위태롭지 않다).」 정보화.국제화를 부르짖는요즈음 이보다 더 적합한 경구(警句)가 있을까.경제전쟁도 일종의 전쟁임에랴.
「百戰」이 「1백가지의 전략을 동원한 전쟁」이라 함은 이미 설명한 바 있다(94년6월20일자 「百戰」참조).그러면 도대체어떤 전쟁이 있을까.
명(明)나라의 개국공신 유기(劉基.1311~1357년)는 『백전기략(百戰奇略)』이라는 책에서 역대의 병법서를 참고해 1백가지의 전쟁을 밝히고 있다.여기에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화전(火戰).속전(速戰).도전(挑戰).화전(和戰).교전 (交戰)등도들어있다.
산전(山戰)이나 수전(水戰)도 물론 백전의 하나다.산에서 싸우면 山戰,강이나 바다에서 싸우면 水戰이다.그러나 山戰이나 水戰은 땅에서 싸우는 지전(地戰)보다 훨씬 더 어렵다.극도의 체력을 요구할 뿐만 아니라 많은 희생자까지 각오해야 한다.
따라서 山戰이나 水戰을 다 치른 병사라면 최고의 정예병이라 할 수 있다.지금 말로 「역전(歷戰)의 용사」또는 「백전노장(百戰老將)」인 셈이다.
흔히 하는 말에 「山戰水戰 다 겪었다」는 말이 있다.「세상의온갖 풍상을 다 겪었다」는 뜻으로 「고생을 많이 했다」는 의미도 있겠지만 그만큼 「강인(强靭)한 사람」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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