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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거리’ 30곳 … 속속 착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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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한때 서울의 ‘패션 1번지’로 불리던 서울 명동 거리. 롯데·신세계 같은 대형 백화점과 중·소형 패션숍,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 등이 주변에 몰려 있어 늘 사람들로 붐빈다. 그러나 명동으로 가는 큰 길인 남대문로에는 각종 시설물이 무분별하게 설치돼 있는 데다 노점이 난립해 보기에도 좋지 않고 걷기도 불편하다.

서울 중구는 최근 을지로 입구에서 한국은행 앞까지 남대문로 550m 구간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디자인서울거리’ 조성 공사에 들어갔다고 28일 밝혔다. 중구는 시민들이 길을 걸으며 쇼핑과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원활한 보행로 확보에 중점을 둘 방침이다. 공사일정은 9월까지.

간판·건축·경관 등 도시의 얼굴을 특색 있게 다듬는 서울시의 ‘디자인 서울’ 사업에 맞춰 자치구들도 관련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다세대 주택도 특색 있게=구로구는 다세대-다가구 소규모 공동주택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마련, 앞으로 신축 건물마다 특색 있는 설계와 디자인을 살리도록 했다. 건물의 주 출입구를 다양한 디자인으로 설계하도록 하고, 지붕도 평평하거나 과도하게 돌출되는 것을 지양하면서 다양한 형태로 만든다는 것.

또 바깥 벽 면적의 최소 30%에서 발코니를 설치하지 못하도록 했다. 기존의 획일적인 스테인리스 스틸을 이용한 난간 설치를 제한함으로써 외관을 다양화한다는 의도다. 냉난방 실외기실 및 배관 설비는 건물 외관이 훼손되지 않도록 설치 공간을 별도로 확보해야 한다.

구로구 관계자는 “앞으로는 입주민의 편의와 외관 디자인을 고려한 건축을 장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성 있는 거리로 변신=서울시는 지저분하고 불편한 거리를 새롭게 디자인해 깔끔하고 편하게 바꿔나가기 위해 각 구청의 제안을 받아들여 ‘디자인서울거리’ 사업을 펼치고 있다. 1차로 올 연말까지 10곳, 2차로 내년 말까지 20곳에서 사업을 진행해 모두 30곳의 거리를 새롭게 단장하게 된다. 사업비는 총 1333억원. 이를 통해 거리마다 개성과 특색을 살릴 계획이다.

강남구 강남대로와 구로구 창조길도 최근 공사에 들어갔다. 완공은 연말 예정. 종로구 대학로, 성북구 동소문로 등 나머지 6개 거리는 다음달 일제히 착공해 10월부터 12월까지 단계적으로 공사를 마친다. 종로구 삼청동길, 중구 퇴계로, 서초구 반포로, 송파구 올림픽로 등 20곳은 연말부터 내년 말까지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남대문로의 경우 명동과 소공동을 연결하는 ‘크로스형’ 횡단보도가 눈길을 끈다. 1자형과 X자형 횡단보도를 함께 설치해 시민들이 편하게 길을 건널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현재는 지하도를 이용할 수밖에 없어 장애인이나 노약자들의 불편이 컸다.

대학로는 길 동쪽에 물길이 조성돼 시민들이 물소리를 들으며 걸을 수 있도록 만든다. 젊음과 문화의 거리로 유명한 대학로에 친환경 이미지까지 부여한다는 구상이다. 관악로에는 시민들에게 산 속을 걷는 듯한 느낌을 주기 위해 보도에 돌길이 조성된다.

광진구 능동로에는 어린이대공원 정문 앞에 시민들의 움직임에 따라 반응하는 LED 영상 광장이 세워진다. 강남대로엔 교통·식당 정보 등을 제공하는 정보 검색기가 22개의 가로등에 설치돼 첨단 이미지를 내세운다.

주정완·최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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