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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 연장, 또 연장…최나연 아쉬운 연장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얼짱 골퍼’ 최나연(21·SK텔레콤)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생애 첫 우승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최나연은 28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르-뱅의 에비앙마스터스 골프장(파72·6347야드)에서 끝난 LPGA투어 에비앙 마스터스 마지막날 언더파 6언더파를 치며 합계 15언더파로 브라질 교포 안젤라 박(20·LG전자), 헬렌 알프레드손(스웨덴)과 동타를 이루며 연장전에 돌입했다. 최나연은 연장 세번째 홀까지 가는 접전 끝에 아깝게 패하며 공동 2위에 머물렀다. 2000년부터 시작된 이번 대회는 끝내 한국낭자들에게 우승을 허용하지 않았다.

 최나연은 비록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박세리 키즈’의 위력을 또한번 입증했다. 87년생인 최나연은 지난 98년 US여자오픈에서 맨발의 투혼을 발휘하며 우승을 일궈낸 박세리(31)의 영향을 받은 ‘박세리 키즈’ 중 한명이다. 지난 2004년 고등학생 신분으로 ADT-캡스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하며 ‘제2의 박세리’로 손꼽혔다.

 5타 뒤진 공동 5위로 출발한 최나연은 1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으며 기분좋게 출발했다. 3번, 4번홀(이상 파4)에서 다시 한 타를 줄인 최나연은 6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며 주춤거리는 듯 했다. 하지만 최나연은 정교한 아이언 샷과 신들린 퍼팅으로 7번홀부터 10번홀까지 4홀 연속 ‘줄버디’를 잡으며 단독 선두로 뛰어 올랐다. 12번홀(파4)에서는 드라이브샷이 밀리면서 페어웨이 오른쪽의 나무 밑에 떨어졌다. 그러나 최나연은 키 큰 나무를 넘겨 핀을 맞췄다. 볼은 홀 2m거리에 멈춰섰고 침착하게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최나연은 13번홀(파4)에서 다시 한타를 줄이며 여유있게 우승하는 듯 했다. 하지만 15번(파5)과 16번홀(파4)에서 연속 보기를 범하며 결국 안젤라 박, 알프레드손과 함께 연장전에 돌입했다.

 18번홀(파5)에서 열린 연장 첫번째 홀에서 최나연은 우드로 과감하게 투온을 노렸지만 우측으로 밀리면서 그린옆 벙커에 빠졌다. 가장 멀리 쳤던 알프레드손은 가볍게 투온에 성공하며 이글 기회를 잡았다. 안젤라 박은 회심의 6m 버디 퍼팅이 홀을 한바퀴 고 나오면서 우승 경쟁에서 탈락했다. 최나연은 환상적인 벙커샷으로 핀 1m 이내에 붙이며 버디를 기록했고 알프레드손도 투 퍼팅으로 버디를 잡으며 승부는 연장 두번째홀로 이어졌다.

 연장 두번째 홀에서 최나연은 아이언 샷으로 투온을 시도해 그린을 약간 오버한 프린지에서 투 퍼팅으로 버디를 잡았다. 티샷이 페어웨이 우측으로 벗어난 알프레드손은 레이업을 선택한 뒤 3m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며 다시 원점으로 돌려놨다.

 연장 세번째 홀에서 최나연은 티샷이 왼쪽으로 당겨지면서 레이업을 했고 세번째 샷을 핀 2.5m에 붙였다. 하지만 버디 퍼팅을 실패한 반면 알프레드손은 투온에 성공한 뒤 투 퍼팅으로 버디를 낚으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홍진주(25·SK에너지)가 5타를 줄이며 중간합계 13언더파 275타로 단독 4위에 오르며 올 시즌 최고 성적을 거뒀다. ‘골프여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도 4타를 줄이며 5위(12언더파)에 랭크되며 자존심을 지켰다.

 문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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