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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홍순 예술의전당 신임 사장 “수익보다는 문화수준 향상…3년뒤 내다보며 공연 계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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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관(官) 냄새가 나고 위압감이 든다는 인상을 받았다.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

예술의전당 신홍순(67·사진) 신임 사장의 말이다. 그는 2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관객으로 자주 왔지만 부임 후 사장으로서 살펴보니 딱딱한 장소라는 인상을 받았다”며 “20년 동안 상부기관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민간 기업(LG패션) 사장 출신인 만큼, 유연한 문화를 이식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달 14일 임명장을 받은 신 사장은 “아직 업무파악이 완전히 되지 않았지만 중점을 둬야하는 몇 가지 사안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우선, 지난해 12월 화재로 공연이 중단된 오페라하우스 공사를 12월에 끝내고 내년 3월에 그랜드 오픈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매년 12월 공연했던 ‘호두까기 인형’은 올해도 무대에 올릴 것이며 이후 세 달동안 무대 보완을 거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공연 ·전시를 짧은 시간 내에 기획하면 작품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 3년 이상을 내다보는 중장기 공연전시 시스템이 필요하다. 당장은 힘들겠지만 3년 뒤에는 이런 시스템이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예술의전당이 갖는 좌표에 대해 “수익보다는 공익이며 국민들의 문화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외국 아트홀과 교류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주말에 공원에서 노는 기분이 들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이를 위해 전당 내 간호사를 항시 대기시키는 등 안전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를위해 직원들이 사기를 높이는 방법도 검토중이라고 했다.

신 사장은 “예술은 내 정신의 휴식처였다”며 문화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기도 했다. “6세쯤부터 한국의 1세대 지휘자격인 고(故) 임원식 선생의 연주회장에 다녔다”는 그는 “이후 인사동의 클래식 음악감상실 ‘르네상스’를 열심히 드나들었고 대학 시절 팝과 재즈로 영역을 넓혔다”고 설명했다. “기업에서 근무하면서 유럽에 갈 기회가 많아 문화에 경험을 쌓았다”고도 했다.

신 사장은 1966년 락희화학(現 LG화학)에 입사, 반도상사와 럭키금성상사 등을 거쳐 LG패션 대표이사를 지내고 99년 은퇴했다. 부인은 서양화가 남혜숙(64)씨다.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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