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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여대야소] 세대교체…129명 첫 금배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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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 15일 오후 대전시 갈마동 KT연수원 강당에 마련된 개표장에서 선거 종사원들이 개표 작업을 하고 있다. [대전=강정현 기자]

'다선 중진 몰락, 정치신인 밀물'.

이번 17대 총선의 두드러진 특징은 세대교체다. 16일 자정 현재 당선이 확실한 지역구 후보자 222명을 분석한 결과 3선 이상은 51명에 불과했다. 반면 국회에 첫발을 내디딜 초선은 129명. 이는 전체의 58%로 절반이 넘는 숫자다. '바꿔 열풍'이 휩쓸었던 지난 16대 때(40%)보다도 훨씬 높다. 이와 대조적으로 4선 이상의 비율은 지난 총선 때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들의 평균 모습은 24억6053만원 재산에 51세의 남성 초선 의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6대 지역구 당선자들과 비교할 때 재산은 6억여원, 나이도 세살쯤 준 셈이다.

◆"고개 숙인 중진들"=지난 16대 때 4선(選) 이상 지역구 당선자는 39명. 최병렬.정대철 의원 등 4선은 24명, 서청원.조순형 의원 등 5선은 11명이었다. 6선도 박관용 국회의장 등 4명에 달했다. 4선 이상 중진이 전체 227명의 17.1%를 차지한 셈이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선 4선 이상을 찾기 힘들어졌다. 4선 이상은 김원기(6선) 의원 등 14명으로 6.3%에 불과해 절반 밑으로 떨어졌다. 각 당에 불어닥친 세대교체 바람으로 공천 단계에서부터 중진들이 밀려난 탓이다.

나이도 훨씬 젊어졌다. 종전에는 50대가 많았으나 이번에는 달랐다. 40대는 81명인 반면 50대는 77명으로 줄었다. 국회의 주역이 50.60대에서 40.50대로 바뀐 셈이다.

◆"여풍(女風)이 분다"=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민주당 추미애 선대위원장으로 상징되듯 이번 총선의 또 다른 특징은 거세진 '우먼파워'다. 무엇보다 여성 지역구 당선자가 확 늘었다. 16대 때는 추미애.박근혜.전재희.김경천.김희선 의원 등 5명에 불과했으나 이번에는 당선자 222명 중에서도 이혜훈.조배숙 후보 등 여성이 10명을 차지했다. 여기에 비례대표 의원의 절반이 여성으로 채워져 이번 17대 국회에선 어느 때보다 열띤 여성의원들의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여전한 군 미필자"=병역을 마치지 않은 당선자들은 48명. 여성 10명을 제외한 212명의 23%에 달하는 숫자로 지난 총선 때의 25%와 비슷했다. 반면 전과가 있는 경우는 전체의 19.8%로 지난 총선 때의 14%보다 부쩍 늘었다.

그러나 전과가 있는 경우도 파렴치범은 거의 없고 시위 주도 등 대부분이 시국사범이었다. 결국 재야운동권 출신들의 활발한 정치권 진입으로 초래된 현상으로 보인다. 전과가 많은 후보는 열린우리당 장영달,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으로 3건씩이었다.

◆"재력은 덜해"=당선 유력자들의 평균 재산은 24억6053만원. 이번에도 2567억여원의 재산을 신고한 정몽준 후보가 포함돼 후보자들의 평균 재산은 확 늘었다. 그러나 지난 총선 때 31억3089만원에 비해선 6억여원이 줄었다. 재력있는 기업인 출신들의 진출이 줄어든 반면 재산을 모을 시간이 적었던 젊은 의원들이 늘면서 생겨난 새로운 현상으로 분석된다.

◆"늘어난 변호사 출신"=현역 국회의원, 정당인 등을 제외한 비정치권 출신 당선유력자 중에선 변호사가 28명을 차지, 단연 수위를 차지했다. 이 뒤를 이어 교수 출신이 15명이었다. 이 때문에 "정치신인들의 수혈이 율사와 학자들에게 편중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남정호.이경용.백일현 기자<namjh@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cogit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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