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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업>SBS '만강'캐스팅 제의 임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잘 해낼 수 있을까.』 지난해 SBS-TV가 야심작 『장희빈』의 주연 숙종역에 신출내기 임호(26)를 기용했을 때 방송가에서는 이런 우려가 많았다.아버지(극작가 임충씨)가 대본을 쓰는 드라마에 아들이 주연을 맡은 점도 화제와 함께 비판받을 우려가 있었던 게 사실.그러나 장희빈역의 정선경과 짝을 이룬 임호는 의젓한 연기로 주위의 걱정을 말끔히 씻고 데뷔작을 시청률 순위 1,2위를 다투는 인기극으로 부상시켰다.
그 임호가 또다시 아버지의 드라마에 캐스팅 제의를 받고 고민에 싸여있다.다음달 1일부터 시작되는 SBS 사극 『만강』의 주연 「만강」역이다.상민신분을 속이고 과거에 합격한 풍운아로 남자 탤런트라면 누구나 군침을 삼킬 배역.그러나 임호의 속마음은 그게 아니다.『「장희빈」이 끝나고 배우로서 자질이 있다고 칭찬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사극 이미지가 굳어 다음 배역에 제한이 있지 않겠느냐」는 걱정을 들었을 정도니까요.그러나 아버지 드라마를 두편씩 한다는게 부담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임호가 「만강」역을 제의받은 것은 신인답지 않은 침착한 연기와 귀공자풍의 외모가 사극에 잘 어울린다는 제작진의 판단 때문.현재출연중인 『사랑의 이름으로』에서 터프가이 「건호」로 변신에 성공한 점도 한 요인이 됐다.구레나룻과 가죽 점퍼 차림으로 오토바이를 모는 폭주족 건호는 아버지를 숨지게한 원수의 딸(정선경)과 사랑에 빠지는 약간 만화적인 캐릭터.
『배우가 안됐으면 아마 골방에서 긴머리를 휘날리며 기타를 연습하는 가수가 됐을 거예요.내성적인 성격과 아버지란 「그늘」 때문에 배우가 될 수 있을까 고민도 많이 했지만 한번 밖에 없는 인생을 만족하며 살려면 배우밖에 길이 없다는 걸 깨달았죠.
』 95년 중앙대 연영과를 졸업한 임호는 93년 KBS 15기공채로 뽑혀 드라마 수십편에 단역으로 출연했지만 빛을 보지못하다 지난해 『장희빈』으로 예비스타 대열에 올라섰다.
글=강찬호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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