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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리더 뉴요커의 여름나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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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더위가 본격화됐다. 몸은 천근만근, 입맛은 도무지 당기질 않는다. 자칫 건강을 해치기 쉬운 계절. 지구촌 트렌드를 이끄는 뉴요커들은 어떻게 여름을 날까. 뉴욕에 살고 있는 푸드 칼럼니스트 박진배(45) 교수가 그들의 여름 라이프스타일을 소개했다.


 Q  즐겨찾는 장소.
 A  “맨해튼은 작은 섬이지만 휴식공간이 군데군데 잘 마련돼 있다. 그 중 가장 인기 있는 장소는 역시 공원이다. 센트럴 파크 십 메도(Sheep Meadow)의 잔디밭에 누워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은 여름 뉴욕의 대표적인 풍경이다. 센트럴 파크에선 술을 마실 수 있다. 샴페인이나 와인 한 병, 뉴욕 최고인 ‘블루리본 베이커리 (Blue Ribbon Bakery)’의 바게트와 ‘제이바스(Zabar’s)’의 훈제연어, 좋은 올리브와 레브로숑(Reblochon) 치즈 몇 조각이면 유토피아가 따로 없다. 센트럴 파크는 뉴요커들의 영원한 안식처다.”

 Q  챙겨먹는 보양식.
 A  “특별히 따로 있는 것은 아니고 제철 재료로 만든 음식을 맛있게 즐긴다. 뉴요커들은 여름이면 그린 마켓을 즐겨 찾는다. 농부들이 수확한 상품을 직접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노천시장이다. 유니온 스퀘어의 그린 마켓이 유명하며, 그 외에도 수 십 군데의 크고 작은 마켓이 있다. 맨해튼 옥상에서 양봉으로 만든 꿀, 오미자와 생강으로 만든 잼 등 독특한 상품이 많다. 특히 여름은 계절 야채와 과일이 가장 풍요로운 때다. 이런 재료로 요리해 계절의 미각을 느낀다. ”

 Q  대표 음식이라면.
 A  “여름은 ‘그릴’의 계절이다. 흔히 바비큐와 그릴을 혼동하는데, 바비큐는 낮은 온도에서 오랜 시간 굽는 것을 뜻하고, 그릴은 센 불로 빠르게 구워내는 것을 말한다. 소스보다는 각종 해물과 야채, 육류 본래의 맛을 살리는 것이 그릴 요리의 장점이다. 여름철 길거리에선 페스티벌이 열리고, 뉴요커들은 공원이나 아파트 옥상 같은 공간을 이용해 그릴요리를 즐긴다. 선선해지는 저녁 시간 야외에서 그릴로 만드는 요리야말로 인기 여름 메뉴다.”

 Q  추천 레스토랑과 메뉴.
 A  “오래된 타운하우스를 개조한 라 그레뉼(La Grenouille)은 3층 건물로 내부가 근사하다. 사랑하는 연인과 로맨틱한 데이트를 생각한다면 정답이다. 이곳의 여름 추천메뉴는 서머 트러플 리조토(Summer Truffle Risotto)와 개구리 다리 요리다. 그리니치 빌리지 모퉁이에 있는 ‘A.O.C.’는 남부 프랑스 음식을 제공하는 작은 비스트로다. 화덕에서 구워낸 바게트를 비롯해 달팽이·오리 요리가 유명하다. 세런디퍼티3(Serendipity3)에서는 미국 최고의 프로즌 핫 초콜릿을 먹을 수 있다. 이곳은 영화 ‘세런디퍼티’로 더욱 유명해졌다. 30cm나 되는 핫도그도 추천메뉴다.”

 Q  인기 레스토랑의 조건.
 A  “맛과 경험이다. 뉴요커들은 유행에 민감해 인테리어가 멋진 곳, 유명인이 많이 찾는 곳, ‘섹스 앤 더 시티’에 소개된 곳 등을 경쟁적으로 찾기도 한다. 하지만 뉴요커들이 가장 좋아하는 레스토랑 열 곳을 뽑으면 그 중 세 곳은 대니 마이어(Danny Deyer)의 레스토랑이다. 대니 마이어는 뉴욕 최고의 레스토랑 경영자로, 우리나라에도 번역출판된 『세팅 더 테이블(Setting the Table)』의 저자다. 친절하고 정확하면서도 고객을 편안하게 하는 최고 경지의 서비스가 있다면 바로 이곳의 서비스다.”

 Q  여름 라이프스타일 특징.
 A  “시간이 날 때마다 공원·도서관·옥상 등에서 책을 읽는 것은 뉴요커의 대표적인 라이프스타일이다. 뉴요커들의 표현대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책만 읽는 것(Nothing but Reading)’은 여름을 보내는 최고의 방법 중 하나다. 보헤미안 도시인 뉴욕은 도서관과 서점의 수가 타 도시에 비해 월등히 많다. 또 하나는 공연 관람이다. 1년 내내 세계 최고 수준의 공연이 무대에 오르고 여름에는 특히 야외공연이 많다. 이 공연들은 대부분 무료다.”
 
프리미엄 윤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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