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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소득 4만 달러 울산 “기업 프렌들리의 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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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15일 오후 8시쯤 울산시 연암동에 있는 화성스포츠타운 골프연습장. 평일인데도 72개의 타석을 꽉 메우고도 자리가 모자라 1~2시간씩 차례를 기다리는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이곳 운영책임자 강수용 관리이사는 “1300여 명의 등록회원 가운데 절반은 퇴근길에 들르는 근로자”라며 “골프가 비싼 스포츠라지만 울산에서는 이미 2~3년 전부터 낚시·등산처럼 대중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연습에 몰두하던 김모(43·H사 현장 근로자)씨는 “특근 한 번 하면 25만~30만원인데 한 달에 두세 번 필드(골프장) 나가는 건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 우리 회사엔 회원 50명이 넘는 골프 동호회만 10개가 넘을 것”이라고 전했다.

2006년 기준(통계청)으로 1인당 지역총생산(GRDP) 4만154달러의 기업도시 울산의 한 단면이다. 같은 시기 전국 평균(1만8553달러)의 두 배가 넘는다. 울산대 조재호(거시경제학) 교수는 “1인당 GRDP는 엄격히 말해 지역민들의 생산성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이를 곧바로 소득 수준으로 보는 데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이를 감안해도 울산 시민의 평균소득이 전국 최고라는 점에는 이론이 없다”고 말했다.

박맹우(사진) 울산시장은 “울산은 비즈니스 프렌들리(기업 하기 좋은 도시 만들기) 정신의 원조 도시”라며 “이게 바로 울산을 1인당 GRDP 4만 달러가 넘는 ‘부자 도시’로 끌어올린 힘의 원천이고, 울산의 경쟁력이다”고 말했다. 최근 본지와 한 인터뷰에서다. 박 시장은 “미래 선진 한국의 모델이 울산”이라며 “울산은 젊은이들이 몰려 도전하는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울산이 유독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서를 강조하는 이유는.

“구미·거제·울산 등 형편이 괜찮은 지역의 공통점은 모두 기업이 받쳐 주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이 없으면 청년이 떠나고, 가게는 소비력 있는 사람이 없으니 문 닫고 떠난다. 결국 ‘인구 감소→지역경제 침체’의 악순환에 빠질 수밖에 없다. 우리(울산)가 기업으로 먹고사는데 (기업을) 배려하는 건 당연하다.”

-기업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

“때로 ‘기업 로비스트’ 역할도 자임한다. 수시로 기업체를 찾아가 간담회를 열어 애로 사항을 풀어 준다. (기업 유치를 위해) 기업이 감내할 만한 가격에 공장 부지를 제공하기 위해 시 재정을 털어 넣어 다운(인하)시켜 주기도 한다.”

-시민들도 공감하나.

“지난해부터 3대 주력 산업(조선·자동차·석유화학)의 날을 정해 노사·민·관 화합의 장을 만드는 등 기업이 울산에 정을 붙일 수 있도록 기업사랑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에 공감하는 145개 시민단체도 ‘행복도시 만들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울산=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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