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피격 열흘 … 북한 긴 침묵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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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최근 인민군 신병훈련 부대를 시찰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로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이 발생한 지 열흘이 지났지만 북한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사건 발생 하루 만인 12일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대변인 명의로 “유감이지만 책임은 남측에 있다”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한 것 말고는 말이 없다. 일본이 독도 영유권 명기를 발표한 지 닷새 만인 19일 공식 기구인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과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도발이자 존엄에 대한 정치적 침해”라고 맹공을 퍼부은 것과는 차이가 있다.

북한은 주민들에게도 피격 사망 사건 자체를 알리지 않았다.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담화는 대외용 매체인 평양방송 등을 통해 공개됐을 뿐 노동신문과 같은 대내용 매체에선 한 글자도 공개되지 않았다.

북한의 긴 침묵을 놓고 ‘고심 중’이거나 ‘계산 중’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남측 관광객이 총을 맞아 죽었다는 점에서 북한도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며 “북한이 대남 상부 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아닌 현대아산의 파트너인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명의로 담화를 낸 것도 그런 맥락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 사건이 북핵 진전 상황에 미칠 영향이나 남북 대치 국면의 장기화로 발생할 유불리를 놓고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당장 북한은 아쉬운 게 없지만 향후 남한의 대북 지원이 전면 중단되며 발생할 불이익과 미국의 테러지원국 해제에 미칠 영향까지 종합적으로 따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이번 사건은 북한 군부가 관련돼 있다는 점에서 북한이 공식 입장을 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무대응 기조는 당분간 계속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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