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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파견 서울명성교회 김병교 선교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파키스탄에 파송된 한 선교사가 문맹률 90%에 가까운 현지마을에 초.중교는 물론 고교.대학까지 설립,'페스탈로치'로 존경받고 있다.중부 파키스탄 페이살라바드시 외곽마을 다우드나그르의김병교(44세)선교사가 그 주인공.
『슬람지(안녕).』『슬람지(안녕).』 파키스탄 고유복장인 셸와르 커미즈 차림의 金선교사는 주민들과 연신 인사를 주고받고 있었다. 한 아낙은 집안문제를 하소연하고 어떤 촌로는 「짜이(茶)」 한잔 하자고 소매를 끌었다.그는 일일이 얘기를 들어주고유창한 우르드어(語)로 축복기도를 했다.
1만5천여명이 살고 있는 이곳에서 金선교사는 촌장보다 유명하다. 그의 열정적인 선교활동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오랫동안 문맹의 암흑속에서 헤매온 이들에게 광명을 선사한 주인공이기때문이다.
『회교도가 97%인 파키스탄에서 기독교선교는 자칫 헌법에 저촉될 소지가 있는 위험한 사명입니다.학교를 운영하면 자연스럽게선교가 되고 이들에게 자립기반도 마련해 줄 수 있어 유익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문맹률이 90% 가까운 이들과 가까이 할 방안을 모색하던 金선교사는 92년 부임 직후 「스다에 파키스탄」교회를 세우는 동시에 학교건립을 병행해 나갔다.
우선 7백50명 규모의 초등학교와 각 1백50명 정원의 남녀중.고교를 설립했다.초.중.고교는 카펫짜기.가죽공장.벽돌공장등노동현장으로 내몰리기 일쑤인 이곳 청소년들에게 미래의 비전을 키울 안식처였다.3년과정의 신학교도 열었다.
한걸음 더 나아가 94년에는 영문학과.사회학과.우르드어학과등을 갖춘 30명 규모의 초급대학도 개설했다.이로써 총교사수 1백20명,교수 6명의 교직원을 확보한 일괄교육기관이 이 작은 마을에 갖춰진 것이다.
서울 명성교회(당회장 金森煥목사)가 87년 파송한 그는 파송직후 사역했던 자즈왈라와 워질콴왈라 지역에서도 학교 짓는데 주력,이미 초등학교 15개교와 중학교 2개교를 설립한 바 있다.
선교와 교육을 두개의 수레바퀴로 보고 교회운영만으로도 빠듯한선교지원금을 쪼개고 쪼개 교육기관 설립에 애썼던 金선교사의 노력은 주효했다.
만3년이 채 안된 사이에 시무하고 있는 스다에 파키스탄교회 교인수가 성인만 3백명을 넘어섰는가 하면,이 지역 어린이들의 취학률 또한 급격히 높아진 것이다.
아이들을 공장으로 내몰던 부모 2천여명이 스스로 문맹퇴치학교에 입학,까막눈 신세를 면한 것도 감격스런 변화다.
『金선교사는 다우드나그르의 은인입니다.특히 이곳 어린이들에게앞날의 희망을 심어준데 대해 무엇보다 감사하고 있습니다.』페이살라바드 벽돌노동자협회장인 안워르 버티(45)의 말이다.
페이살라바드=윤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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