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총선전략 조명-'선거도 과학' 전문가 활용 승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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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선거도 전문가 시대다.분야별 전문가의 확보여부가 승리의 필수조건으로 떠오르고 있다.중앙당의 경우 여야 4당은 각각 선거 기획팀안에 언론분석팀.논리개발팀.여론조사팀등을 세분화해 운용하고 있다.
후보들도 마찬가지다.전술 개발.홍보물 제작.여론조사.후보자 메이크업및 코디네이션.경호등으로 분업화한 인력을 적극 활용하고있다. 「선거의 과학화」로 표현할 수 있는 변화다.양극단의 대결 구도가 희석되고 후보의 인물과 민생,유권자 심리의 계속적인추적이 중시되는 선거 풍토를 가장 큰 이유로 들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전국적으로 1백30곳에 이르는 선거 기획사들은 「예상된 호황」을 맞고 있으며 5백명이상의 후보가 이들 회사와일괄.부분 도급계약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또 선거기획사들은 자신들이 하지 못하는 부분을 또다른 전문사에 하청을주는등 선거전문사의 수직계열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경기도 신도시 지역에 출마한 신한국당 A후보.지구당 간부들과주변의 조언대로 교통 문제를 지역내 최대 쟁점으로 들고나가봤다.유권자 반응이 시원찮아 고민하던중 W사와 여론조사.전략수립등을 1억원에 계약한 후 「패」가 풀렸다.
5백명 대상의 여론조사 실시,결과 분석등을 통해 지역민들의 가장 큰 관심은 환경문제(26.7%)에 있음이 나타났다.A후보는 요즘 쓰레기 적환장 이전,청소차 배차시간 단축등을 주로 강조한다.『선거도 과학이더라』는게 A후보의 소감이다 .
3선에 도전하는 서울 강북지역의 B후보는 지난달부터 전문 코디네이터의 조언에 따라 줄무늬 양복과 뿔테 안경을 쓰고 있다.
프랑스 유학을 했다는 32세의 여성 코디네이터는 『후보가 54세에 신장 168㎝로 자칫 늙어보이기 쉽다』며 젊 고 커 보이도록 세로줄무늬 양복을 권했다.B후보는 안경테 하나를 바꾸는데40여가지를 써봐야 했지만 만나는 사람마다 「인물이 좋아졌다」고 해 싱글벙글이다.
전직 고위공직자 출신인 경북의 C후보는 1억2천만원에 서울의선거 기획사와 계약을 체결,상근 인력 4명을 지원받고 있다.이들은 여직원의 전화응대요령부터 후보 가족의 유권자 접촉 요령,타 후보의 약점 조사및 공격논리 개발까지 조직분 야를 제외한 대부분의 선거 실무를 지휘하고 있다.C후보 부인은 아침에 출근하면 기획사 직원에게 90도 가까운 절을 10번씩 시범을 보여합격 판정을 받고 현장에 나가고 있다.
그러나 이 전문가들이 흑색선전.인신공격등의 수법도 가르치는등당선 지상주의로 일관하는 경우도 상당수.충청권의 E후보는 전술전문가의 권유로 상대 유력후보 2명의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의 성적증명서.호적등본.교우관계를 파악,이중 한 후보가 지난해까지재경 향우회를 타 군(郡)으로 출석했던 사실을 찾아내 선거전에활용하고 있으나 마음은 편치 못하다고 털어놓았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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