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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총선' 박빙의 승부처] 서울 영등포 갑 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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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 서울 영등포 갑
'어제의 동지들' 이 '오늘은 敵'으로 만나

'선거'라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면 어제의 동지도 오늘의 '원수'다. 민주화를 위해 함께 젊음을 불사르고, 같이 옥살이한 동지도 예외는 아니다. 한 정당에 몸담았다 지금은 다른 당에 속한 왕년의 동지라면 말할 필요도 없다.

한나라당 고진화, 민주당 김민석 후보와 열린우리당 김명섭 의원이 그렇게 동지에서 적이 되어 서울 영등포 갑에서 맞닥뜨렸다.

高후보와 金후보는 1985년 서울 미문화원 점거 농성을 주도했던 '386'동지다. 당시 高후보가 성균관대, 金후보는 서울대 총학생회장이었다. 金후보가 2002년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을 때 당시 민주당 소속이던 김명섭 의원은 선대본부장을 맡았다. 高후보는 金의원이 한나라당 의원이던 때 관리하던 조직을 이어받았다.

초반엔 탄핵풍을 타고 金의원이 크게 앞섰다. 그러나 金의원과 金후보가 당적변경 등을 이유로 총선연대의 낙선명단에 포함되면서 高후보가 힘을 받기 시작했다. 金후보도 전통적 지지층인 호남층을 파고 들면서 따라붙기 시작했다.

치열한 혼전 속에서 후보들이 판세를 바라보는 눈은 제각각이다. 高후보 측은 13일 "현재 확실한 우위를 확보했으며 金의원과 金후보 간의 2, 3위 싸움이 치열하다"고 주장했다. 金후보측은 "최근 오차범위 내에서 金의원을 앞질렀고 최종적으론 高후보와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金의원은 "高후보와 박빙인데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金후보는 이미 뒤처졌다"며 승리를 자신했다. 남은 기간 이 지역에선 두 金후보의 정치행보를 빗댄 '철새론'과 高후보의 납세액(9만1000원)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학생인 자민련 손석모(25)후보와 여성인 민주노동당 홍승하(35)후보도 부지런히 지역을 누비고 있다.

이가영 기자

*** 경남 양산
기업가 출신 경제통 對 힘있는 與 후보론

기업가와 노무현 대통령의 386 측근이 맞붙었다. 한나라당 김양수 후보는 유림건설 회장이다. 그는 경제 전문가임을 내세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송인배 후보는 盧대통령이 당선되기 전 해양수산부 장관 비서관으로 일했다. 宋후보는 힘있는 여당 후보론을 내세운다.

탄핵풍으로 인해 초반 판세는 宋후보의 우세였다. 하지만 양산에도 어김없이 '노풍(老風)'과 '박풍(朴風.박근혜 바람)'이 불어닥쳤다. 때문에 막판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접전을 펼치고 있다. 최근 지지율 하락으로 영남권 벨트가 무너지고 있는 열린우리당은 양산을 경남에서 한두 개 남은 승부처로 보고 있다.

金후보는 "이달 초 박근혜 대표가 방문한 뒤 격차가 좁혀져 이번 주 들어선 백중 우세로 돌아섰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양산이 첨단 경제.선진교육.뉴문화복지 도시로 발전할 수 있도록 참신한 인물을 선택해 달라"고 강조했다.

반면 宋후보는 "양산은 지난 대선 때도 경남에선 김해 다음으로 盧대통령에 대한 지지(32%)가 높았다"며 "지지도가 조정 국면을 거쳤지만 계속 우세"라고 주장했다. 그는 양산의 광역도로망 구축과 4대권역 균형발전을 공약으로 내세운다.

눈길을 끄는 것은 두 후보의 재산. 金후보는 후보 등록시 재산을 82억원으로 신고해 경남 후보 중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宋후보는 1020만원을 신고해 76명의 후보 중 75위를 기록해 대조를 이뤘다.

두 후보 외에 민주당 전덕용(64), 민노당 김영진(41), 녹색사민당 이성경(43), 무소속 김정희(43).김동주(59).나오연(71)후보가 치열하게 표밭을 갈고 있다.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나오연 의원은 "당선돼 복당할 것"이라며 벼르고 있고, 김동주 전 민국당 대표는 전통 지지 기반에 표를 기대하고 있다.

양산=김상진 기자

*** 충남 홍성 - 예산
"내가 당선돼야 수도 이전, 도청 이전"

"글쎄유…여그는 하도 혼전이라 뚜껑 열어봐야 알아유. 여론조사도 못 믿어유."

지난 12일 충남 예산의 삽교역에서 만난 40대 택시기사가 전한 홍성-예산 선거구의 분위기였다. 한나라당 홍문표 후보와 열린우리당 임종린 후보, 자민련 조부영 후보가 그야말로 피말리는 접전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누가 선뜻 우세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라는 것이 대체적인 판세분석이다.

이날 삽교역전 유세장에서 만난 洪후보는 "내가 가장 앞섰고 林후보와 趙후보가 뒤따르는 형국"이라며 "열린우리당은 노인폄하 발언 등으로 지지세가 계속 하락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홍성-예산 지역으로의 충남도청 이전을 비롯, 농촌진흥청과 축산기술연구소 유치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놓고 있다. 반면 林후보는 자신과 洪후보 간 2파전이라고 했다. 그는 "정말 끝까지 가봐야 알 것 같다"며 만만치 않은 접전임을 인정했다. 林후보는 신행정수도 정책자문위원인 점을 활용, 신행정수도의 확실한 이전과 그에 뒤이은 도청 이전을 내세우고 있다.

3선 의원에 국회 부의장을 지낸 趙후보 역시 도청 이전이 주요 공약이다. 예산의 선거사무소에서 만난 趙후보는 "도청 이전은 도지사와 도의회가 하는 것"이라며 "충남지사와 충남도 의회 모두 자민련 소속인 만큼 자민련 후보인 나만이 제대로 해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장항선 철도 복선화와 전철화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러한 3파전 속에 다소 뒤지긴 하지만 무소속 오장섭 후보의 추격전도 만만치 않다는 게 현지 평가다. 吳후보는 예산에서만 내리 3선을 한 데다 건교부장관까지 지낸 경력을 앞세워 '지역발전의 적임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민주당 신동찬, 무소속 민석근 후보도 표밭을 갈고 있다.

홍성.예산=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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