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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지르포>10.강남乙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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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당선되면 국민회의와 민주당을 재통합,대선 단일후보를 낼 겁니다.8년전 야당통합을 위해 무소속을 고집했던 박찬종(朴燦鍾)씨등 5명중 저만 남았습니다.』 『…정치는 잘 모르고요 임대아파트에서 나가지 않도록만 해주세요.』 대문에 「홍사덕(洪思德)의정보고회」안내문이 붙은 일원본동 임대아파트 619호.10여평좁은 공간에 옹기종기 모인 아주머니들에게 洪의원이 국민회의 탈당,무소속선택의 변(辯)을 펼친다.
4선에 도전한 洪의원은 YS.DJ 양김(兩金)과 타 후보를 비난하지 않아 눈길.개포.대치동등 중.상류층지역인 강남을에선 비난보다 야당통합을 준비하는 차세대정치인 이미지가 먹힌다는 판단. 洪의원의 사무실.국민회의지구당 간부가 『가서 도와주겠다』는 전화를 걸어온다.그는 『모양새가 좋지 않다.천천히 얘기할 문제』라며 말을 끊는다.
국민회의 성향인 18~22%의 호남표엔 『중요한 건 총선이후』라는 알듯말듯한 메시지를 던지며 요즘은 저소득층인 5천여 임대주택가구를 파고 든다.그러나 洪-정성철(鄭聖哲.신한국)-김태우(金泰祐.국민회의)의 기존구도에 이 지역에서 1 3대선거때 洪의원을 꺾었던 이태섭(李台燮)씨가 자민련으로 출마하는 바람에파란이 일고 있다.
그는 수서사건의 불명예를 정면돌파하겠다고 벼르고 있다.『결국수서를 개발하려다 당한 희생이며 수서도 나를 인정해야 합니다.
청와대로 튀는 불똥을 막으려 날 처벌한 건 노태우(盧泰愚)사건에서도 드러났지요.』 그는 洪의원의 개인적인 문제와 모호한 무소속 입장이 유권자들을 식상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강남이 배출한 유일한 3선출신』 『21세기를 대비할 유일한 과학기술인출신』 『경기고 최고수재』논리를 당원에게 주지시킨 뒤 이 지역 경기고 54회 동창모임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경기고 4년 후배인 정성철 신한국당위원장 사무실.찾아온 지지자 한명은 『이번에는 洪이 안될거요.그 사람 위장 무소속이에요.흘러간 인물 이태섭씨는 왜 나옵니까.여기가 자기 영지(領地)입니까.』 鄭위원장측은 홍사덕.이태섭씨의 「과거 흠결」과 경실련창립자인 鄭위원장의 「진실성」이미지를 대비시킨다는 전략.이미「미스터 클린(Mr.Clean)」이라는 이미지구축 계획을 완료. 핵전문가 출신인 국민회의의 김태우위원장은 「핵.북한문제를 해결할 21세기형 전문가」등을 내세워 일일세미나.상가 순회를 펼치고 있으나 『洪의원이 내 조직을 흔들려 한다』며 적잖은 우려. 『안정적 우위』(洪),『洪과 나의 싸움』(李),『鄭-洪-金-李의 순』(鄭),『金.李.鄭 3파전 속 洪 4등』(金)이라는 전망속에 민주당 이재경(李在慶.젊은연대 대표)씨도 가세,열기가 식을 줄 모른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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