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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AA 한국대표 정대헌군의 ‘천문올림피아드 대비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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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헌군이 8월 대회를 앞두고 천체망원경으로 관측을 연습하고 있다. [수원=이찬원 기자]

“우주 시대를 맞아 천체 운동과 행성의 비밀을 밝히는 우주 과학자가 되고 싶습니다. 올 여름방학은 여러 나라 학생들과 경쟁하며 실력을 키우겠습니다.” 8월 19일부터 28일까지 인도네시아 반둥에서 열리는 제2회 국제천문 및 천체물리올림피아드(IOAA) 한국 대표로 출전할 정대헌(경기과학고 2)군. 대회 준비로 올여름을 누구보다 뜨겁게 보낼 정군에게 천문올림피아드 대비법과 과학 공부법을 들었다.

◇“개인별 심화학습해야”=정군이 국가대표로 선발되기까지의 과정은 길고 험난했다. 국내 대회인 한국천문올림피아드(KAO) 입상자 50여 명과 1년 동안 경쟁을 벌인 정군은 일찌감치 중학교 때부터 천문올림피아드에 도전해 고배를 들었다. 지난해 제7회 KAO에선 장려상에 그쳤지만 실험실습을 평가하는 최종 관문인 겨울학교에서 관측·탐구에 두각을 나타내 최종 국가대표로 뽑혔다.

“ 대회 역사가 짧아 모의문제나 참고서가 적고 학교에서 관련 교육도 받기 힘들거든요. 그래서 고등부 응시생들은 개별적으로 『천문학 및 천체물리학 서론』 같은 대학 전공서로 심화학습을 합니다.”

지필시험도 준비해야 하고 실험실습·논문 발표 등 장시간을 요구하는 과제까지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할 일이 많다고 한다.

“상대방에게 학설이나 실험 과정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연습을 하는 데 시간을 많이 썼습니다. 이론을 입증하거나 현상을 설명하라는 문제가 많거든요.”

특히 2차 주관식 시험에 대비하기 위해 학설의 오류와 현상의 원인 등을 사고하는 습관을 기르려고 애를 썼다. 이를 위해 보편화된 이론들을 정리해 하나씩 이해하는 과정을 거쳤다는 것이다.

◇“물리·수학 지식은 기본”=천문을 빨리 이해하고 문제를 매끄럽게 풀려면 수학과 물리 지식을 기본적으로 갖춰야 한다는 게 정군의 말이다. 천문과 연관 있는 내용은 물리 특히 양자역학이나 광학과 관련이 깊다. 이 중 광학은 망원경 작동, 태양 흑점 관측 등 실험실습에 많이 쓰인다. 또 수학에선 계산에 필요한 타원·포물선·방정식·미적분이 관련 있는데 타원·포물선은 천체운동과 중력을, 미적분은 소광(消光)현상을 푸는 데 활용된다.

“대표 선발을 좌우하는 겨울학교에서는 천체관측의 실험실습을 해야 합니다. 은하·성단·별자리·춘분점·황도 등을 찾거나, 컴퓨터 가상관측 프로그램을 이용해 빛·온도·거리 등 별의 특성을 분석해야 하거든요.”

정군은 “겨울학교 때 인공위성으로 우주를 찍은 과거와 현대 사진을 비교하며 초신성(超新星)을 찾는 문제를 받았다”며 “ 평소 별자리를 보는 감각을 익혀둬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과학시사 공부 병행해야”=천문과 관련한 시사상식도 챙겨둬야 한다. 가끔 1~2 문제씩 천문과 관련한 새로운 현상이나 학설의 발견, 혹은 천체 관측을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능력 등을 묻기 때문이다. 평소 신문이나 인터넷에서 관련 자료들을 읽고 스크랩하거나 관련 도서를 찾아 읽는 습관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정군은 답안작성 때 이론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표현력이 부족해 늘 고민했는데 과학잡지를 보며 이를 해결했다. 어려운 과학이론을 주변 현상을 예로 들며 알기 쉽게 설명하는 대중 과학서의 설명방식을 익히느라 노력했다. 정군은 “답안을 작성할 땐 채점자가 모른다고 생각하고 논리를 자세하고 이해하기 쉽게 쓰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수원=박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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