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부터 24년. 그간 수많은 스프린터가 명멸해 갔지만 올림픽에서는 단 한 명의 ‘스프린트 트레블’이 나오지 않았다. 심지어 84년 칼 루이스 이후로는 100m, 200m를 동시 석권한 ‘스프린트 더블’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그만큼 어려운 게 단거리 다관왕이다.
우사인 볼트(22·자메이카)가 칼 루이스 이후 사라졌던 올림픽 단거리 다관왕을 향해 무한질주하고 있다.
남자 200m 결승에서 우사인 볼트(맨앞)가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뒤 포효하고 있다. 다른 선수들이 볼트에게 한참 뒤처져 들어오고 있다. 볼트의 이날 기록(19초67)은 올 시즌 최고 기록이다. [아테네 AP=연합뉴스]
이날 스타트가 다소 좋지 않았던 볼트는 곡선 주로를 빠져나오면서 무서운 스피드로 선두였던 브랜든 크리스천(20초36·안티과)을 2위로 밀어내고 1위를 차지했다. 경기 후 볼트는 “(존슨의 세계기록은) 정말 깨기 어렵다. 하지만 내년쯤엔 깰 수 있을 것”이라며 올림픽 금메달을 넘어 세계신기록에 대한 욕심을 표시했다. 현역 200m 선수 중 그보다 빠른 기록을 가진 선수는 타이슨 가이(19초62), 사비에르 카터(19초63), 월러스 스피어먼(19초65·이상 미국) 등 3명. 이 중 스피어먼만 자국 선발전을 통과해 베이징 올림픽에 모습을 드러낸다.
지난달 100m 세계신기록(9초72)에 이어 이번에 200m 시즌 최고기록까지 세우면서 볼트의 ‘스프린트 더블’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장혜수 기자